98문화계 명암 (1)-미술

입력 1998-12-08 14:16:00

IMF 체제에 접어든 올 한해, 지역 문화계는 경기 침체 여파로 어느해보다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일부 분야에서는 난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펼쳐 돋보였다. 98 지역 문화계의명암을 조명해본다. 〈편집자註〉

98 향토 미술계는 IMF관리체제아래 호된 시련을 겪는 가운데서도 비교적 전시활동은 활발했다.연초 일부 전시회 예약포기 등 우려될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대부분 전시회는 예정대로열려 양적으로 예년과 엇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지역미술의 새로운 가능성, 방향성을 모색하는 굵직굵직한 전시회들이 잇따라 열려관심을 모았다. 대구문예회관 기획전인 '지역청년작가 초대전'(5월20~6월7일)의 경우 회화, 조각,도예부문에서 10명을 선정, 각 1백만원 지원과 10개 전시실제공 등 젊은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불지핀 전시회로 호응을 얻었다.

역시 대구문예회관 기획전인 '대구.광주 수묵대전'(9월8~20일)은 올 한해 지역한국화단 최대의 이벤트. 양지역 대표적 수묵화가 40여명이 현대적 조형성과 전통남화의 영.호남 화풍을 비교전시,수묵화의 깊이를 새롭게 인식시켜주었다.

대구청년작가회주관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6월30~7월16일)는 대구작가들이 중심이돼 서울, 부산,광주 등 각지역 선정위원회가 추천한 전국의 2백50명 작가들이 21세기 한국미술의 방향성을 모색한 작품들로 눈길을 끌었다. 사후 60년만에 가진 '석재 서병오 회고전'(7월1~7일)과 젊은 현대미술작가들의'T.A.C전'(6월9~14일)은 서화와 현대미술부문에서 의미있는 전시회였다. 신작전 주최'3백호전'(11월24~12월13일)은 전국 구상서양화가들의 3백호 대작전시를 통해 다채로운 주제의식과 조형양식을 비교감상할 수 있었다.

올해 주목할만한 현상중 하나는 큼직한 미술단체들이 어느해보다 많이 탄생된 점이다. 30~40대현대미술가들로 지난 3월 창립된 '대구현대미술가협회'(회장 정병국), 전업작가 70여명으로 지난3월 창립된 '한국전업미술가협회대구지회'(회장 조규석)는 각각 스페이스129, KPAA화랑 등 자체화랑을 여는 등 창작분위기 조성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이채를 띤다. 지난 10월엔 지역의 젊은조각가들이 주축이된 '경북조각가협회'(회장 박휘봉)가 창립됐다.

한편 IMF의 불황한파가 드세게 화랑가를 강타, 영세한 지역화랑들중 적지않은 화랑들이 심각한존폐문제로 휘청거렸고 일부는 문을 닫기도 했다. 지난 5월엔 대구화랑가 사상 처음으로 봉산문화거리 화랑들이 화랑연합미술품경매제를 도입,약60%의 낙찰률을 기록했으나 경기활성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추진돼온 대구시립미술관은 올들어 2차례의 자문위원회의를 거쳐 시민이 주체가 되는복합적인 미술공간 등 대체적인 방향은 잡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소장품 수집 등 소프트웨어적개념이 아직 뚜렷이 제시돼 있지 않으며, 건물부터 짓고보자는 식으로 하드웨어적인 부분에만 관심이 집중된 분위기이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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