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 업종을 중심으로 하는 5대그룹별 사업구조개편 윤곽이 밝혀짐에 따라 자동차와 전자 등 상당수 산업분야의 기본구조가 바뀌게 됐다.
현대, 삼성, 대우, LG, SK 등 5대 그룹은 7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정부.재계정책간담회에서 전략적으로 주력할 업종을 제시하고 계열사도 각각 대폭 줄여 5대그룹 전체로는현재의 2백60여개에서 1백30여개로 축소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각 그룹이 주력업종으로 내놓은 분야가 여러사업을 포함할 수 있는 포괄적인 성격을 띠고있는 경우도 있어 계열사수는 크게 줄지 몰라도 자동차나 전자 등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 분야에서는 크게 변화가 없지 않겠느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삼성그룹의 주력업종에서 자동차가 빠지고 현대와 대우의 주력업종에 자동차가 들어감으로써 그동안 현대, 대우, 기아, 삼성 등 4개업체가 경쟁을 벌여온 자동차업계는 결국 현대와 대우의 양자구도로 바뀔 전망이다. 현대는 이미 기아를 인수한 상태이고 대우도 삼성 인수에 합의한 상태여서 이런 구도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현대는 기아인수에 따라 산술적으로 국내 자동차시장을 70% 가량 점유할 전망이며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채 부채덩이인 삼성을 인수하게될 대우에 비해서는 상당기간 우위를 누릴 것으로전망된다.
▶전자
대우그룹의 주력업종에서 전자가 사라지게됨에 따라 대우전자의 운명은 사실상 다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전자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삼성전자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자를 주력업종으로 정한그룹은 삼성과 현대, LG.
대우를 퇴출시킨 이들 3개 그룹이 가전이나 반도체 등 전자분야에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진행중인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통합협상 결과에 따라 가전은 종전 삼성-LG-대우체제에서 삼성-LG체제로, 반도체는 삼성-현대-LG체제에서 삼성-현대 또는 삼성-LG체제로 바뀌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의 경우 통합작업이 어떤 모양으로 마무리될 지 몰라 현재 구도의 유지 가능성을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선박용 엔진
7대사업구조조정 대상인 선박용 엔진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한국중공업, 삼성중공업의 3사체제에서 삼성과 한국이 대우를 끼워넣어 3사 단일법인을 설립키로 함에 따라 이 단일법인과 현대중공업이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현대나 대우는 주력업종으로 각각 중화학과 중공업을 내세워 별 문제가 없으나 삼성의 경우 중공업이 주력업종이 아니어서 단일법인내에서의삼성중공업의 입지가 어떻게 될지 관심거리다.
▶항공기제작
삼성항공-대우중공업-현대우주항공-대한항공 등 4사체제에서 삼성-대우-현대의 단일법인과 대한항공의 2사체제로 변경키로 그룹간에 합의된 상태이나 전자-금융-무역/서비스를 주력업종으로 조정한 삼성의 행보가 주목된다.
▶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이 계획대로 일본자본을 끌어들여 단일법인을 만들면 LG화학이나대림산업, 한화종합화학 등도 어떤 방식으로든 통합될 전망이어서 이 분야도 5사체제에서 2사체제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유
SK, LG, 쌍용, 현대, 한화 등 5개 그룹이 각축을 벌였던 정유업종은 한화를 인수한 현대가 중화학을 주력업종으로 삼음으로써 역시 에너지 분야를 주력업종으로 택한 SK와 LG 등간의 치열한경쟁이 예상된다.
한편 재계가 그동안 추진해온 7개 사업구조조정 사업분야에서는 업종별 정리가 이렇게 상당히 이뤄질 전망이나 나머지 업종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업계 일각에서 일고있다.
5대그룹이 주력업종을 3~5개로 정했으나 삼성의 무역/서비스, 현대의 중화학, 대우의 금융/서비스,LG의 서비스 등에서 보듯 여러 업종을 끌어안을 수 있는 분류가 그룹별로 일관성 없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서비스는 제조업을 제외한 모든 것을 포함할 수도 있으며 여기에는 건설까지 들어갈 수 있다. 중화학도 중공업과 화학을 포함하는 것이어서 업종으로 분류하자면 1개업종이 아니라 2개업종인 셈이다. 여기에 각 그룹은 예외없이 금융업을 주력업종에 포함시키고 있어 업종차별화라는 구조조정 취지를 퇴색케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된 주력업종 중심의 5대그룹별 사업구조 개편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그리 큰 의미를 두기가 어렵다며 어쨌거나 획기적인 산업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정부와 재벌이 서로 큰 부담을 지지않기 위해 적정한 선을 긋고 다만 계열사를 대폭 축소하는 부분을 부각시키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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