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질질 끌어온 5대 재벌의 구조조정이 7일 오후 김대중 대통령 주재의 청와대 정.재계 간담회에서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경제관료와 함께 지난 30년간의 압축성장을 이끌어온 중심세력으로서 재벌은 발전적 해체의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와 재계는 지난 1월 김대중 대통령이 5대 그룹 총수와 함께 합의한 재벌개혁 5대 원칙의 구체적인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현안인 7개 업종의 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그룹별구조조정 계획 등을 확정하게 된다.
간담회 논의 내용을 알아본다.
▲주력업종 중심의 그룹 재편=재무구조의 개선과 함께 재벌 구조조정의 핵심을 이루는 내용이다.정부의 요구는 그룹별로 3~5개의 주력업종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고 나머지 계열사는 매각.청산.합병 등을 통해 정리하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재계는 계열사를 30~40% 정도 정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정부의 추가 정리 요구로50% 이상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룹별로는 현대가 자동차. 전자. 건설. 중화학. 금융 및 서비스 등 5대 소그룹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고 삼성은 전자. 금융. 서비스 등 3개 부문, 대우는 자동차. 무역. 중공업 등 3개업종, LG는 화학.전자, SK는 에너지. 정보통신을 각각 주력업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7개 업종 빅딜=삼성의 자동차와 대우의 전자를 맞교환하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빅딜을 위한 조건에서 두 그룹간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구체적인 추진계획은 앞으로 계속 협상한다는 선에서 일단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재계의 구조조정안이 채권단에 의해 거부된 유화.항공.철도차량 등 3개 업종은 해당 기업의 순자산가치를 플러스로 만드는 방안을 오는 10일까지 제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아직도 논란을빚고 있는 LG와 현대전자가 설립할 반도체 통합법인의 경영주체도 오는 24일까지 선정을 완료하기로 합의할 전망이다.
▲주력기업 워크아웃=제일. 한일. 상업. 외환 등 5대 그룹 주채권은행은 지난주 5대 그룹의 8개기업을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퇴짜 판정을 받았다.
주력기업이 대부분 빠져있다는것이 이유였다. 이에 따라 주채권은행은 해당 그룹과 협의, 오는 15일까지 맺기로 한 재무구조개선약정에 주력기업을 중심으로 워크아웃 대상기업을 다시 포함시킬방침이다.
▲총수의 사재(私財) 출연=기업 부실에 대한 경영책임자의 손실부담 원칙에서 정부가 강력히 요구하는 부분이다. 빅딜이나 워크아웃에 앞서 개인재산으로 해당 기업의 부채를 줄이든지 유상증자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정
부는 총수들의 사재출연을 재무구조개선약정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현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이외에 아직 구체적인 사재출연계획을 내놓지 않은 다른 그룹 총수들도 이번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