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군기강 획기적 쇄신해야

입력 1998-12-07 14:50:00

공군의 미사일오발로 민가에 큰 피해를 내 국민들의 충격이 가시지않고 있는터에 육군.해군.해병대도 안전사고에 의한 귀중한 인명 및 민가피해와 함께 상황오판에 의한 작전실패등이 잇따라 나타나 군(軍)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우려를 안겨준다.

4일 오전 인천 공군방공포대에서 미사일 오발사고가 일어난 그날 전방 육군부대에선 불발탄을 조작하던 병사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빚어졌다. 또 김포주둔 해병대가 야간 조명사격훈련을 하던중 탄피가 민가 천장을 뚫고 내려와 1명이 부상하고 가옥이 크게 파손됐다.

같은날 오후 강화도 앞바다에서 괴물체가 나타났다해서 해군함정 8척이 동원돼 작전을 폈으나 괴물체는 새떼로 판명나기도 했다. 이 모든 일련의 사고와 헛다리짚기작전의 본질은 군의 기강에문제가 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노후 미사일을 제대로 보수(補修).관리하지 않은 점도 기강해이때문이라고 볼 수 있으며, 불발탄분해사고도 원칙대로 일정한 장소에서 전문가에 의해 작업해야함에도 군부대휴게소에서 장병들이소홀히 다룬 탓에 일어난 사고다. 해병대가 야간조명사격훈련도중 민가에 탄피가 떨어진 것도 사격훈련의 기본에 대한 인식부족때문이다. 총알하나도 아무렇게나 렇게 다룰 수 없는데도 이처럼엉뚱한 탄착지점에서 피해를 낸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사건의 진상을 신속히 규명하고, 대책을 내놔야 할 군이 사건자체의 은폐와 축소에 급급하다는인상을 주고있는 것은 유감이다. 전장병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군전력증강사업에 지금까지 30조원을 투입했다는데, 30년 넘은 노후 미사일이 그대로 전략무기로배치돼 있었다는 사실도 놀랍다. 나라경제가 어려워 국방예산을 더 늘릴수 없는 형편이라 하더라도 예산의 짜임새있는 운용으로 사업집행의 우선순위에서 방공방위전략무기의 개체를 먼저 검토해야 할 것이다.

최근 군의 기강해이에서 비롯된 무기의 오작동.레이더판독의 오류.폭발물취급 부주의 등에서 나타난 사태에 대해 군고위직에 대한 책임추궁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기강이 생명인 군에서 이같은느슨한 현상이 지속돼서는 안되겠기 때문이다. 물론 신세대 장병들을 다루는 군의 애로가 클 것으로 보지만, 국토방위와 민족보위의 최후의 보루인 군이 산만해선 절대 안된다.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정부가 추진중인 대북한 포용정책이 군에 잘못 투영되고 있지 않나 하는점이다. 강력한 방위력을 유지하지 않으면, 대북 정경분리정책도 빛을 보기 어렵다. 군 기강의 일대 쇄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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