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사일 오발이라니

입력 1998-12-05 00:00:00

어제 인천 공군방공포기지에서 있었던 미사일 오발사고를 접하는 국민들은 아연실색했다.단순한 총기오발사고가 아니라 육상목표물의 경우 탄착점주변 2백10m이내의 인명살상등 초토화위력을 가진 전략 미사일이 어떻게 오작동(誤作動)돼 민가에 파편을 쏟아붇게된 것인지 이해가되지 않는다.

다행히 오발을 즉각 확인하고 원격조종으로 공중폭파시켰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남북간의 군사적실제상황이 벌어질뻔한 것이다.

사고를 낸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은 우리나라에 실전배치된지 33년이고, 개발햇수부터 따지면40년된 노후 미사일이다.

통상 미사일의 정상적 수명을 6년으로 볼때 노후상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공군은 노후장비의부품을 갈고 정비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어처구니없는 오발사고를냄으로써 노후장비관리에 허점이 드러나 대책이 시급해진 것이다.

미사일 파편이 떨어진 아파트밀집지역등의 주민 수십명이 다치고 가옥.차량등이 크게 파손되는피해가 나자 군은 사고원인을 발사장치 회로의 이상(異常)현상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불과 며칠전 전국에 배치돼 있는 2백기(추정)의 나이키 미사일을 일제 점검했다고 하는데 어째서 엄청난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제 방공망정비등 안보태세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해졌다. 한해 2조원씩 투입되고 있다는군전력증강사업은 도대체 방공기기 하나도 제대로 대체하거나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물론 육해공군 전체의 전투및 방어장비를 일시에 교체하는 것은 예산상 어려움이있겠지만, 증강사업의 우선순위를 철저히 가려 이번처럼 40년된 미사일로 적의 공중침투를 저지하겠다는 발상은 빨리 고쳐야겠다.

노후기기가 문제이긴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군의 핵심주요장비를 다룰 전문요원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값비싼 주요무기를 다루는 하사관이 30~40%나 부족해 사병이 직접 운전하는 예도 많다고 한다.

물론 전문기능과 기술을 가진 하사관을 양성하는데도 돈이 들지만, 국방예산을 보다 짜임새있게운용한다면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최근 군 전력증강사업비리와 서해안 북한 간첩선침투사건에도 나타났듯이 군의 기강해이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많다. 전군지휘관회의에서 국방부장관이 기강해이를 질책하고 난 이튿날미사일오발사고가 터져 국민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노후장비에 대한 세심한 정비관리.간첩작전의 효율성제고.군비리일소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다시얻는 계기가 되기를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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