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파동 또 예선처리 불발

입력 1998-12-04 14:32:00

국회는 3일 세차례에 걸쳐 본회의를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또다시 예산안을 처리하지못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4일오전 10시부터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전날 줄다리기를 계속했던 제2건국위 지원예산에 대한 절충작업을 벌여 오후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예정이지만 여전히 진통을거듭하고 있다.

○…법정처리 시한을 넘긴 첫날인 이날, 예산국회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각서파동'이라는 돌출변수가 발생해 예산안 통과를 무산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건의 발단은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총무가 이날"한나라당측이 총풍사건과 관련해 이회창총재가수사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달라며 신변안전각서를 요구했다"고 밝히면서 부터. 또 일부언론을 통해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가 이를 간접시인했다는 보도까지 나가면서 파문은 더욱 증폭됐다.

한나라당측은 이같은 소식을 접한후 이총재가 직접 박희태(朴熺太)총무를 불러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총무는 국민회의 한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강력항의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더 이상의 대화도 예산을 심의할 수도 없다"며 결렬을 선언했다.

○…여야간에 공방이 전개되면서 이날중 예산안 처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지자 국민회의는 이날 밤 10시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한나라당을 집중적으로 성토.

한총무는"한나라당이 아침, 점심, 저녁으로 입장을 바꾸는 바람에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다"면서"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계속해서 내건다면 국민과 한나라당에 시간을 통보하고 예산안을처리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한총무는 이에 앞서 한나라당 박총무에게 전화를 해 한나라당이 제2건국위 예산 20억원 삭감주장을 계속 들고나온데 대해"이미 해주기로 한 것을 왜 자꾸 문제삼느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예산안 처리를 위해 이날 오후 2시에 열리기로 했던 본회의는 오후 2시에서 5시로, 다시 9시에서 11시로 세번이나 연기된 가운데 이날 밤 11시30분경 개의한 뒤 산회하는 등 최소한의 형식을 갖추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날 예산안 법정처리시한을 너무 쉽게 넘겨버렸다는 일부 비판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박준규(朴浚圭)의장은 한때 의장직권으로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시켜 강행처리하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지만 여야간에 감정이 격화되면서 일단 유보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