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연말 분위기마저 완전히 바꿔 놓았다.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망년회, 달력이 자취를 감추거나 축소되고 해외여행 예약이 끊기는 등 과거흥청대던 연말 분위기를 올해엔 찾아보기 힘들다. 망년회나 여행 대신 가족끼리 검소하게 보내려는 시민들이 크게 늘어나는 등 연말 풍속도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8개의 연회실을 갖춘 대구시 남구 ㅍ호텔. 예년 이맘때면 12월 토·일요일엔 망년회 예약이 힘들었으나 올해엔 예약률이 70~80%에 그치고 있다. 주중엔 예약률이 50%를 밑돈다. 호텔 한 관계자는 "IMF 관리체제가 1년을 넘기자 지난해보다 예약건수가 20~30%정도 떨어졌다"고 밝혔다. 대구시 수성구 ㅍ,ㄱ호텔 등 대구시내 호텔 및 음식점들의 망년회 예약실적이 수년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망년회 예약건수가 크게 감소한 것은 기업체들의 망년회가 줄었기 때문. 호텔,음식점에 망년회를예약한 단체는 동창회 또는 친목모임이 대부분이고 기업체에서 망년회를 예약한 곳은 거의 없다.
ㅍ호텔 한 관계자는 "망년회 비용도 크게 낮아져 수년전엔 1인당 비용이 2만~3만원대인 망년회가많았으나 올해엔 1만~2만원대의 'IMF형' 망년회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유모씨(47)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창회, 향우회 등 4건의 망년회를 가졌으나 올해엔 예정된 망년회가한건도 없다"며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망년회를 대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 3년전만해도 연말·연초를 태국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이 10월말부터 여행사에 앞다퉈 예약했으나 올해엔 완전히 끊겼다. ㄱ관광 한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이 무렵이면 해외여행객이 몰려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으나 올해엔 해외여행 예약이 거의 없다"며 "제주도 등국내 여행객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내년도 달력을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 기업들이 대량으로 찍어 나눠줬던 달력을 아예 찍지 않거나 양을 대폭 줄여 달력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해마다 3만부씩을 만들어 돌리던 대구, 동아백화점은 올해엔 1만5천부로, 대구은행은 30만부에서 20만부로 각각 줄였다. 부도 또는 워크아웃 적용을 받은 건설업체들은 달력을 만들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해마다 이맘때면 달력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야근을 하던 인쇄업체들은 올해엔 야근이 '옛날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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