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첫 개봉 앞으로 이틀

입력 1998-11-26 14:03:00

영화제 행사가 아닌 극장용 영화로 국내 처음 일반 공개되는 일본 영화들은 과연 한국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까.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첫 신호탄으로 오는 28일부터 포문을 여는 일본 영화들의 한국 관객몰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개방되는 일본 영화들이 한·일 합작영화, 국제영화제 수상작 등으로 한정돼있지만, 이들 영화의 흥행 여부는 앞으로 완전 수입될 일본 상업영화의 국내 진출결과를 가늠해볼수 있는 첫 시험무대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

28일 대구 씨네아시아에서 개봉되는 '가족시네마'는 일본인 출연 여배우들이 최근 내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오사카 여행권 경품과 기념선물 등 각종 이벤트행사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박철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가족시네마'는 우리나라에서 제작비를 부담했으나 일본 배우가 출연하고 일본어 대사로 처리돼 일본 대중문화 개방조치가 없었으면 국내 개봉이 어려웠던 작품. 한국자본을 투자한 점을 인정받아 공연예술진흥협의회의 등급부여심의에서 한국영화로 분류됐으나, 일본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에 관객들이 찬사를 보낼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부모의 별거로 헤어져살던 5명의 가족이 다시 모여 영화 촬영을 하면서 가족간의 메울수 없는간극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는 줄거리의 이 영화는 일본 언론들로부터 현대사회의 파편화된 가족관계를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배우들의 생생한 표정과 대사선택에서 리얼리티와 색다른 재미가 느껴지는 영화"라고 호평했다.

내달 5일 만경관에서 개봉되는 '하나비'는 일본 자본과 감독, 배우가 결합된 순수 일본영화로 국내 처음 공개된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반응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 개봉되는 '순수일본영화 1호'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 지역 극장들의영화 잡기 물밑 경쟁도 치열했다는 후문.

만경관의 권용수 사장은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하나비'는 최근작인데다 작품성도 높아 일본영화에 궁금증을 가진 관객들이 많이 몰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나비'는 아내의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야쿠자와 손을 잡는 일본 형사가 경찰과 야쿠자에게동시에 쫓기다 결국 아내와 동반자살한다는 줄거리. 코미디언 겸 화가,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기타노 다케시가 감독은 물론 시나리오와 주연까지 맡아 멀고도 가까운 이웃 일본의 경찰 및 암흑가 세계를 엿보게한다.

내달 12일 아카데미극장에서 개봉되는 '가게무샤'는 발표된지 20년이 다 된 일본 전국시대의전투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반응이 미지수이지만, 일본영화를 전세계에 알린 거장구로사와 아키라의 80년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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