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통일신라 대규모 인공 연못 발굴

입력 1998-11-24 15:19:00

경북 경주시 황성동 251번지 용황초등학교 신축예정지에서 서기 8, 9세기 통일신라시대 인공연못유적이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유적에는 돌로 축대를 쌓은 인공섬과 누각을 세웠던 건물터, 도로유구, 다리 흔적등이 확인돼지난 75년 발굴된 신라왕실의 연못인 경주시 인왕동의 안압지(雁鴨池)와 같은 신라시대 왕실의별궁일 것이라는 주장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이 유적을 발굴조사중인 영남매장문화재연구원(원장 이백규)은 23일 "현재까지 확인된 유적으로 미뤄볼때 통일신라시대 원지(園池)로 추정된다"며 "유구의 바닥에서 흙을 다진 흔적이 확인되고 못 주변에 돌을 쌓아 호안(護岸)을 만든 흔적과 다리가 발굴된 점으로 미뤄보아대규모 인공 연못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까지의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연못의 크기는 1천2백여평으로 호안 중앙에 위치한 3백여평 크기의 인공구조물(섬)은 남북 27m, 동서 20m, 기단부 높이 50㎝ 크기의 장방형으로 확인됐다. 발굴조사단측은 "호안둘레의 석축열 길이가 남북 55m, 동서 35m로 장방형을 이루고 있으며 유적북쪽부분으로 석축열이 이어질 경우 조사구역 바깥부분에 인공섬이 하나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누각으로 추정되는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1칸크기이며 건물지에서는 수막새와 평기와등이 두께 50㎝정도로 비스듬하게 와적되어 있다. 인공섬 주변에서 출토된 각종 유물들은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왕실에서 사용하던 귀면와(鬼面瓦·귀신무늬 기와) 3점과 수막새기와 1백여점, 평기와, 인화문 토기편, 철기편등이 출토됐다.

학계서는 '삼국사기'에 "궁궐내에 큰 연못을 조성했다"는 기록이 문무왕조 14년(서기 674년)과 경덕왕조 19년(서기 760년)에 나오는 것으로 보아 이 유적이 경덕왕때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문화관광부와 발굴조사단은 곧 이 유적을 공개하고 12월 2일 지도위원회를 열어 유구의정확한 성격과 보존대책을 세울 방침이다. 지난 86년 발굴완료된 안압지는 둘레 1천5m, 3개의 섬으로 이뤄진 왕실연못으로 완형유물만도 1만5천여점이 출토됐다. 〈朴埈賢·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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