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한티재 하늘'쓴 동화작가 권정생씨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대하장편소설 '한티재 하늘'(지식산업사 펴냄)을 출간한 동화작가 권정생씨(61).

"어머니로부터 한티재를 넘나들며 살아온 민초들의 얘기를 짬짬이 들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안타깝고 가슴아픈 이야기입니다"

권씨는 '한티재 하늘'에서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의 한티재 마을을 배경으로, 화전민 마을을 통해 들풀같이 억센 삶을 살아가는 민중의 애환을 그렸다. 그는 "사실성을 위해 안동지역 사투리를그대로 옮겼다"고 말했다.

동학혁명 직후인 1896년부터 일제식민통치가 극으로 치닫던 1937년까지를 다룬 두권을 먼저 냈고, 이후 60년대까지 모두 6권 분량으로 추가로 출간할 예정이다.

등장인물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은 아니지만 모두 실존했던 사람들. 문둥병 때문에 시집에서소박맞은 분옥이와 그녀를 색시로 삼아 한없이 사랑해주는 떠돌이 동준, 아버지를 남겨두고 항일의병에 가담했다가 전사한 길수, 김진사집 여종 사월이와 그녀를 사기위해 10년 머슴살이 새경을다 털어넣은 기태 등등.

그의 소설이 더욱 감동적인 것은 작가의 초인적 생명의지 때문이다. 그는 무려 43년동안 결핵을앓아오면서도 작품에서 손을 놓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과 병마로 소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했으며 67년부터 안동 일직면 조탑리에서 한 교회의 문간방에서 지내며 종지기로홀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동화 '강아지똥'과 '무명저고리와 엄마', 소설 '몽실언니''점득이네'등은 그가 엮어낸 주옥같은 작품들이다.

〈金炳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