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털터리 한나라당 사무처 구조조정 진퇴양난

입력 1998-11-24 00:00:00

26일 전국위원회를 계기로 한나라당이 마련한 당개혁안 가운데 사무처구조조정안은 돈과 연관이있다는 점에서 다른 사안과 달리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당장 돈이 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돈이 없는 한나라당이 제대로 실천에 옮길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구조조정이 돈문제라는 이유는 곧바로 대량의 퇴직자를 내게 되고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당직자들 사이에서 이야기되는 정리규모는 절반정도다. 이를 위해소요될 퇴직금 규모는 약 50~6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현재 정권재창출 실패 이후 절반정도로 깎인 직원들의 월급도 제대로 주지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렵다. 전기·전화료 등의 연체도 일상사가 돼 버렸다. 여기에서 돌파구로 떠오른 것이 당재산의 매각이다.

당초 '초호화판'인 천안연수원과 여의도 중앙당사 매각을 추진하다 IMF인데다 덩치가 너무 커서성사가 안 되자 한나라당은 우선 16개 시도지부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부매각안은 지방대도시의 목 좋은 곳에 위치한데다 덩치가 적어 매각이 상대적으로 손쉽다는 장점이 있다.하지만 전체 매각대금 추산액 3백~4백억원 가운데 전세금을 제할 경우 남는 돈은 얼마 안된다는것이 당의 계산이다. 따라서 이를 모두 매각하더라도 현재 당이 안고 있는 부채 2백~3백억원을갚기에도 부족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돈문제가 해결된다고 일이 다 되는 것도 아니다. 사무처직원 가운데 누구도 제발로 당을 떠나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큰 걸림돌이다. 한 사무처간부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일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며 강제정리시 만만치 않을 반발을 우려했다.또 총재나 당직자 어느 누구도 아직까지 이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적어도 자기손으로 인원을 정리했다는 오명은 남기지 않으려는 이유에서다. "아무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때문에 당주변에서는 구조조정이 지지부진, 불가피하게 올연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