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금세기 마지막 별똥별잔치

입력 1998-11-17 00:00:00

미국 보스턴에서 1833년 11월 13일 새벽, 마치 폭설처럼 별들이 쏟아져내려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여 '심판의 날'이 왔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때문에 종교집회와 기도회가 붐을 이루고, 테러와 현실도피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 뒤 33년만에야 그 '괴변'의 진상이 밝혀졌다. 천문학자들이 템펠-터틀 혜성이 공전하다가 태양과 가까운 지점을 통과할 때 그 핵을 이루던 물질이 증발하면서 수많은 암석 부스러기가 궤도에남았다가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한 후 마찰에 의해 타면서 빛을 내는현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던 것이다.

'별똥별'이라 불리는 유성(떠돌이별)은 1백30㎞ 상공에서 빛을 내기 시작해 80㎞ 정도에 이르면모두 타 없어진다. 유성우(流星雨)는 말 그대로 유성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그 복사점은 사자자리라고 한다.

유성들은 초속 70㎞가 넘는 속도로 지구를 향해 서로 평행을 이루며 다가오지만 마치 먼곳의 한점에서 나와 지구에 가까워질수록 넓게 퍼지는 것처럼 보인다. 오늘밤과 내일 새벽에는 33년만에 연출되는 금세기 마지막의 최대 우주쇼를 볼 수 있게 된다.

특히 내일 새벽 4시를 전후해 1시간 정도는 1만여개의 별똥별이 떨어지면서 장관을 이루는 '절정'을 만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이 가장 관측하기 좋고,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니 행운이 아닐수 없다.

나날이 지독해지는 공해 때문에 우리는 하늘의 별을 잃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어린 시절 그 꿈속의 '마음의 별들'도 잃고 있다. 오늘밤과 내일 새벽에는 모처럼 별처럼 맑은 마음으로 꿈을 살찌우는 별밤지기가 되어 우주의 신비에 흠뻑 젖어봄직도 하다.

이 IMF 한파 속에서 '별 볼일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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