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참석 김대통령 연쇄 정상회담 이모저모

입력 1998-11-17 00:00: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공식환영식과 말레이시아 마하티르총리주최 리셉션 및 만찬에 참석했다. 이에 앞서 앨 고어 미국부통령을 접견했으며 호주, 캐나다,칠레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고어 미부통령과의 회동은 예정에 없던 일로 미국측의 갑작스런 요청으로 이뤄지게 되었다는후문. 정부측 관계자는 "클린턴 미대통령이 불참한 것은 마하티르총리에 대한 불만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다보니 이번 행사에서 개도국의 발언이 세지면서 중간자적 입장을 가진 김대통령의 입지를 강화시켜 주기위한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배경을 분석.

두 사람은 최근 북한의 지하핵시설의혹 등 한반도문제를 논의하고 APEC정상회의에서의 공조방안을 협의.

하워드총리와의 한·호주정상회담에서는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을 설명하면서 지속적인 KEDO참여등 협력을 당부한 뒤 교역투자금융 등 실질협력 강화방안을 논의.

이어 크레티앙 캐나다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역시 KEDO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했으며 캐나다기업의 대한(對韓)투자 증대와 특히 캐나다의 제3국(중국, 터키등)원자력발전소 건설진출시 우리기업의 공동참여도 요청.

프레이 칠레대통령과는 한·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을 합의하는 등 양국간 실질협력 증진을 위한 방안을 협의했으며 대북정책에 대한 이해도 부탁.

○…김대통령은 오후 팔레스골든호시즈호텔 그랜드살롱에서 열린 APEC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참석해서 각국 정상들과 환담. 21명의 정상들과 일렬횡대로 찍은 공식사진촬영에서 김대통령은왼쪽에서 8번째. 특히 좌측에는 멕시코대통령이, 우측에는 일본총리가 위치. 이어 함께 유니티룸으로 자리를 옮겨 정상회의 의제를 설명했으며 설명회 종료후 로얄볼드룸으로 옮겨 다른 정상들과 함께 ABAC위원(APEC기업인자문위원)과의 대화시간에 참석.

저녁에는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마하티르총리주최 리셉션 및 만찬에 참석, 민속공연을관람하고 각국 정상들과 또다시 환담.

○…김대통령은 16일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아시아적 가치를 놓고 격론은벌이지 않았으나 30여분간 내내 시장개방과 헤지펀드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전개.김대통령은 먼저"말레이시아가 금융위기 극복의 성과가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덕담을 했고 마하티르총리는 "금리가 안정되어 기업들이 돈을 꾸기 시작했다"고 답변.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금년 교역 급감과 투자부진을 우려한 뒤 우리 기업들의 많은 진출에 협조를 당부했고 마하티르총리는 "말레이시아는 허약한 상태"라면서 "한국의 위기극복 경험에 대해알고 싶고 한국기업의 말레이시아 참여를 환영한다"고 대답.

김대통령은 이어 쉬플리 뉴질랜드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뉴질랜드가 IMF위기때 2선자금으로 1억달러를 지원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명한뒤 "일찌기 개혁을 단행해서 정부의 효율성이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어 배우려 한다"고 인사.

이에 쉬플리총리는"금융위기때 지도력으로 국민들이 고무돼있고 좋은 결과가 나타난 것에 경하한다"며 "정부개혁에는 성공했지만 모든 분야는 성공한 것이 아니고 특히 경제성장 등은 한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겸손.

또 김대통령은 고촉통 싱가포르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외환위기를 겪지 않은 싱가포르에 놀라움을 보인 뒤 "APEC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져서는 안되며 미국과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고 헤지펀드가 함부로 설치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강조.

이에 고총리도 동의를 표한 뒤 한국의 위기극복을 치켜 세우면서 동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호주,뉴질랜드가 참여한 포럼과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G22회담을 제의.

김대통령은 "한국이 어려워 세일즈 한가지 해야겠다"면서 주롱섬프로젝트(15억달러규모)에 현대,삼성의 참여를 요청했고 고총리는 "수주노력이 성공하기 바란다"고 확답을 회피.○…김대통령은 푸트라세계무역센터에서 APEC최고경영자회의에도 참석했고 기조연설 뒤 "한국이 IMF관리를 받는 방법밖에 없었느냐"는 질문에 "좋아서 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 길밖에 없었다"고 설명.

김대통령은 APEC미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번 각료회의에서 무역자유화를 논의했지만 합의도출에 실패한 것은 유감이지만 다수의 국가들이 무역자유화에 찬성하고 있어 각료회의는 80점"이라고 평가.

이어 김대통령은 한국교민 1백5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말레이시아에 이렇게 많은 동포가 살고있으리라고는 생각못했다"면서 "이곳에 살면 이곳 말도 하고 문화도 익히는 소위 섞어놓은 샐러드같아야지 말간 전복죽은 안된다"고 말해 폭소.

김대통령은 마하티르총리와 회담에 대해 "한국에서 올 때 내가 한판 붙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으나 뭐하러 그러겠느냐"며 "회담은 잘 됐다"고 언급. 〈콸라룸푸르·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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