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두꺼운 경북도의회

입력 1998-11-14 14:56:00

경북도의회가 '외유'와 관련돼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경북도의 내년도 예산편성안과 관련, 의원들의 해외여행 또는 출장비명목 예산이 올해보다 무려 5배이상 증액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올해 5천만원이었던 예산이 무려 2억6천만원으로 늘어났다.

내역을 보면 의원 20명이 1인당 7백만원을 사용하는 해외여비 1억4천만원과 의원 30명이 각 4백만원씩 총 1억2천만원의 경비로 국제회의 참석 및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지의 자매결연 도시를방문하는 것 등이다.

도의원 10여명은 지난달 17일 3천여만원의 예산으로 러시아와 중국 등을 다녀온 바 있다. 당시여름수해에 이은 태풍피해로 도민들은 벼세우기 등 피해 수습에 발을 동동 구를때 였다.

누구를위해 의회가 존재하는지 원천적인 물음을 던지게 한 계기였다. 여론은 한결같이 외유보다는 피해지역에 나가 힘을 모아야 할때라고 지적했지만 이들 도의원들은 아랑곳없이 강행했다.

내년도 해외여비가 이처럼 증액된 것도 도의원들의 이같은'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의 연장선이란 지적이다. 경북도는 경제난으로 인해 처음으로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16.1%나 줄여 편성했다.이같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도의원들이다.

해외활동 역시 의원들의 시각을 국제화하는 등 적지 않은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와 나라사정의 절박함에 비춰 아직은 사치스러워 보인다. 내년에도 사정은 크게 나아질이유가 없다.

경북도의회 예결위원장인 손규삼의원은 이처럼 비난이 일자 14일"예산편성안 심의에 들어가는 정기회가 열리면 예결위원들과 논의를 통해 해외교류의 완급 등을 가려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과감히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추후 심의 과정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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