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반달가슴곰 멸종 막차

입력 1998-11-10 00:00:00

우리나라는 '웅담 밀거래 왕국'이며,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나라로 알려진다. 국제적인 야생동식물 거래 감시 조직인 트래픽(TRAFFIC)이 발표한 보고서도 그렇게 밝힌 바 있다.야생 반달가슴곰이 밀렵꾼들에게 표적의 대상이 돼온 것은 '웅담 효능이 뛰어나다'는 속설 때문일 것이다. 천연기념물 제329호인 이 곰이 멸종 위기에 이른 것은 웅담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비롯된 것 같다.

간질·소염·진경 등의 치료에는 탁월하지만 보신·강장제는 아닌데도 그렇게 믿고 '천연산'을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지리산에 서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반달가슴곰이 강원도 백두대간에도 서식하고 있다는기쁜 소식이 들린다. 녹색연합은 지난 4월 6일 10㎝ 이상의 적설량을 기록한 강원도 태백산과 대관령 사이 해발 1천1백m 지점 눈 위에서 발바닥 길이 15㎝, 폭 10㎝의 반달가슴곰 발자국이 발견됐다고 9일 사진을 공개했다.

환경부의 한상훈 박사도 강원도 일대에 최소 10여 마리가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구체적인 서식지는 밀렵을 우려해 정부와 협의를 거쳐 안전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공개하지 않으려 했으나 서식 장소가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하는 곳이므로 밝혔다고 한다.강원도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순환 수렵지역으로 지정돼 밀렵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단군신화로 우리 역사에 소중한 자리를 차지하는 야생곰을 우리가 멸종시켜서는 안될 일이다.야생동물은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재산이다.

밀렵행위를 막지 못해 반달가슴곰이 이 땅에서 사라지게 한다면 후손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다.정부 당국은 이번 서식 확인을 계기로 야생동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정책적 노력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순환 수렵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이곳만은 출입을 제한하고 사냥을 금지하는 조치가 따라야 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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