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세계시장 선점-美 제록스

입력 1998-11-10 00:00:00

보잉 747 점보기 제작에 필요한 문서의 무게는 실제 보잉 747 점보기보다 더 무겁다고 한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매일 엄청난 양의 문서와 함께 일하고 있다. 세계 문서시장은 총 2천억달러 규모. 세계 1위의 종합 문서 기기 및 서비스 회사인제록스는 '다큐텍' 시리즈의 개발로 새로운 문서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

미국 본사의 주드 에버하트(Judd Everhart) 홍보담당매니저는 21세기에 예상되는 소비자생활, 시장환경 변화를 묻는 질문에 "생산성을 높이려는 고객들의 요구는 더 많아질 것"이라며 "우리는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그 자체를 품질향상으로 정의한다"고 말했다.

문서와 관련한 고객의 모든 요구와 필요를 만족시킬 야심작으로 제록스가 자신있게 내놓은 것이디지털복합인쇄기인 '다큐텍(DocuTech)' 시리즈다.

에버하트씨가 직접 시연해 보이는 다큐텍135의 기능은 가히 경이롭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이 제품에 복사하고자 하는 원고를 얹어놓으면 복사, 인쇄는 물론자동 제본과정을 거쳐 책이나보고서가 돼 나온다. 스캐너, 복사기, 프린터, 컴퓨터,팩시밀리 등 첨단 문서기기의 기능들이 하나의 기기안에 통합된 것이다. 유선, 위성통신, 인터넷 등 네트워크와 연결하면 국내외 어디와도 원고를 공유할 수 있다는게 에버하트씨의 설명이다.

원하는 때,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방법으로, 원하는 양 만큼의 문서를 얻을수 있게 해준다는의미에서 '주문형(On Demand) 인쇄기'로도 불리는 다큐텍은 옵셋인쇄기처럼 화보 제작에 사용할수는 없지만 각종 자료에서부터 수백쪽에 이르는 논문까지 웬만한 서적은 순식간에 인쇄해낸다.

다큐텍은 제판-교정-쇄판-인쇄-접지-제본-창고운송-보관으로 이어지는 재래식인쇄 공정을 문서-디지털화-출력의 3단계로 축소했다. 이로 인해 직접적인 인쇄 비용뿐 아니라 노동력, 재고관리,창고보관, 파지, 납기지연 등 감춰진 문서관리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복사, 디지털, 컴퓨터, 네트워크 기술의 총아로, '문서기기의 꽃'으로 불리는 다큐텍은 최초의 제품인 다큐텍135가 출시된 이래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다큐텍 135만 출시 이래 3만대 이상이 팔려나갔으며 지난해 매출이 20억달러를 넘어섰다.

다큐텍시리즈를 통해 문서화될 것으로 추정되는종이량은 올해만 1천5백억장 정도. 제록스는 기존 시리즈의 속도를 배가하고 컬러인쇄의 성능을높임으로써 다큐텍으로 21세기 인쇄시장을 석권한다는 계획이다. 인쇄업계에서는 이미 다큐텍의등장으로 '이제 인쇄업은 끝났다'는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제록스는 인쇄기(publisher), 프린터(printer), 복사기, 컬러 복사·프린터기 등 대부분의 문서기기를 디지털화하고 이를 다시 컴퓨터, 네트워크 등과 연결시킴으로서 재래식 종이문서는 물론 전자문서 시장까지 석권, 21세기 문서시장의 디지털 혁명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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