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보도 한은미씨의 재기 삶

입력 1998-11-06 00:00:00

"이제 아침에 눈을 뜨면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접합니다". 불과 석달전까지 병든 몸을 이끌고 두 자녀와 함께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로 처했던 한은미씨(43.여). 하지만 한씨는 '기쁜날 이웃 사랑'에 사연(본지 8월13일 24면)이 나간 후 자신의 말대로 '또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지가의 도움으로 12평짜리 주공아파트에 입주해 생전 처음으로 내집을 가지게 됐으며 1년 넘게 밀린 의료보험료를 청산하고 수년을 따라다니던 허리병을 치료받고 있다.또 매달 기쁜날 창구에서 지원되는 생활비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마음만은 풍족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한동안 웃음을 잃었던 막내아들(12)이 밝은 표정으로 집을 나설 때면 말할 수 없는 기쁨이 가슴속에 밀려든다"는 한씨는 "낯모르는 이웃의 도움을 받은 후부터는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이들이모두 남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말마다 허리를 파고드는 통증을 참아가며 팔공산에서 옥수수를 팔아야 했던 한씨는 요즘 중고가전제품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또 국비로 지원되는 '피부관리사' 양성 학원에 다니며 새삶을꾸리고 있다.

물론 한씨의 이러한 재기뒤에는 '기쁜날 이웃사랑'에 뜻을 같이한 수많은 시민들의 사랑이 함께하고 있다. 초등학생의 돼지 저금통부터 수백만원씩을 선뜻 보내오는 익명의 독지가까지 줄을 잇는 정성들이 모여 절망에 내몰린 이웃들을 살려내고 있는 것. 모두가 어려운 시기지만 '함께하는마음'를 나누려는 이들이 있기에 희망의 메아리는 계속 울려퍼지고 있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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