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인구동태 통계조사

입력 1998-11-06 00:00:00

통계청은 5일 97년 인구동태통계 조사결과를 발표, 지난해 우리나라를 강타한 경제위기가 가정에도 불어닥쳐 생활고 등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건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심각한 불균형을 보여온 출생성비(여아 1백명당 남아수)가 정상수준에 근접했으나 대구·경북·울산의 경우는 여전히 높은 불균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난으로 이혼하는 경우가 늘어난다=작년 한해동안의 이혼건수는 9만3천2백건으로 96년의 7만9천7백건보다 16.9%가 늘어나 하루 평균 2백55쌍의 부부가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사유로는 부부불화가 81.0%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기타(11.0%), 경제문제(4.2%) 등이었다. 특히 경제문제의 경우 전년(3.6%)보다 1.6%포인트 높아졌으며 지난 88년(2.2%)에 비해서는 두배 가량 늘어났다.

그러나 부부불화도 대부분 경제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결국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경제위기가 가족의 해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취업난으로 결혼시기를 늦추고 있다=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28.7세, 여자 25.9세로 전년의 28.6세와 25.6세보다 높아졌다. 남자의 경우 20대 후반에 결혼하는 사람이 전체의 61.8%로 전년의 60.3%에 비해 높아진 반면 20대 전반은 11.4%에서 9.8%로 낮아졌다. 여자 역시 같은 추세를 보여 20대 전반 초혼이 40.8%에서 38.4%로 낮아진데 비해 20대 후반은 49.5%에서 52.8%, 30대 전반은 5.3%에서 5.5%로 각각 높아졌다.

▲남아선호 사상이 누그러지고 있다=지난 83년을 고비로 매년 높아져온 출생성비는 지난해 1백8.4로 전년보다 3.3, 95년의 1백13.3보다 4.9가 각각 낮아졌다. 정상적인 출생성비가 1백3-1백7임을감안하면 정상수준에 거의 접근한 셈이다. 특히 성비불균형이 가장 심각했던 셋째아의 경우도 95년의 1백81.0, 96년 1백67.0, 97년 1백36.1등으로 대폭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대구·경북은 여전히 남아출생비율이 높다=그동안 전국평균보다 높은 출생성비 불균형을 보여온 대구·경북·경남 등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나 타지역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불균형상태를보이고 있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출생성비는 1백11.7로 전년의 1백16.0보다 4.3이 낮아졌으나 전국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경북 역시 96년의 1백16.1에서 97년 1백13.1로 개선되긴 했으나 여전히 전국 2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에서 출생성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울산으로 1백13.2였다. 〈鄭敬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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