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사면 사은품으로 PC를 드립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PC 가격인하 경쟁은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가. 내리다못해 무료로 혹은 끼워파는 제품이 될 날도 과연 올 것인가.
미국의 관계전문가들은 "현 추세라면 조만간 인터넷 서비스나 쇼핑몰들이 장기간의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PC를 무료로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50만~70만원짜리 단말기를 10만원 이하, 심지어 공짜로 주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PC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가격인하경쟁은 올들어 미국시장에서 컴팩 등 대형 제조업체들이 '1천달러미만 PC'를 앞다투어내놓으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후 중견 PC 제조업체들이 1, 2개월 단위로 가격을 내리자 컴팩,IBM 등은 최근 5백달러대 초저가 시장에 합류했다. 한화로 70만원 안팎의 파격적인 가격이다.고가의 인텔 CPU 대신 사이릭스, AMD 등의 CPU를 장착하는 등 부품의 유명세는 떨어지지만일반 사용자 수준에서 사용하기에는 그다지 불편이 없다. 한국의 삼보컴퓨터도 최근 5백99달러와4백99달러짜리 초저가 PC를 내세워 미국, 일본, 동남아 등지의 시장공략에 나서 유통업체들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저가PC는 지난9월 미국시장의 48.5%를 차지, 전년도의 27.4%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조만간 3백달러대, 2백달러대 PC도 잇따라 선보일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내년 하반기 쯤에는 공짜 PC도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PC의 가격하락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은 큰맘 먹어야 살수 있는 고가품이다. 연간판매량이 1백만대 수준이어서 이보다 몇십배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에 비해 '규모의 경제'나 '박리다매'를 노리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평균가격은 펜티엄Ⅱ를 기준으로 조립품의 경우 1백50만원, 메이커 제품의 경우 2백만원 정도로 미국의 2배를 훨씬 넘고 있다.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진 수준이다. IMF 영향으로 판매부진이 계속되자 메이커들은 올들어 20~30% 할인행사를 벌써 몇차례씩 벌이고 있으며 시장공략도 종전 고-저가 이중정책에서 저가중심으로 선회했다.
컴마을, 현주컴퓨터 등 중견PC업체들은 펜티엄Ⅱ와 셀러론 PC의 가격을 1백만원 이하로 끌어내렸다. 셀러론 2백66MHz, 3백MHz CPU를 장착한 제품을 90만원대 안팎으로 공급하기 시작한 것.세진컴퓨터랜드도 셀러론 3백MHz 칩을 탑재한 90만원대 초저가형 PC '팔콤'을 이달부터 판매한다.
이에 비해 삼성, 대우, LG, 삼보 등 대형 메이커들은 다양한 정품 소프트웨어 제공, 애프터서비스등을 내세워 여전히 2백만~2백50만원대를 고수하고 있으나 오래 버티기는 힘들 전망이다.PC의 규격이 거의 표준화됐기 때문에 PC보급이 확대될수록, 사용자들의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가격 외에는 뚜렷한 경쟁요소가 없기 때문. 게다가 PC통신이나 컴퓨터 잡지 등을 통해 필요한 부품을 직접 구입해 업그레이드하는 현명한 소비자, 미국의 델컴퓨터처럼 판매망을 없애고 인터넷을통한 저가형 직거래에 치중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러하다.몇년 뒤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덩치 큰 가전제품 하나를 구입하거나 회원제 쇼핑몰에 등록하면 PC를 공짜로 얻을 수 있으리란 추측이 결코 허황한 가설만은 아닌 것이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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