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관계 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 '레드 헌트'의 상영을 강행,구속 사태까지 빚었던 인권영화제가 올해도 5일 개최된다.
'야만을 넘어 인권의 세계로'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제3회 인권영화제 역시 공연예술진흥협의회의 검열을 받지 않은 채 10일까지 강행된다. 장소는 동국대학교 학술문화회관.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서준식 인권운동 사랑방 대표(50)는 3일 "인권영화제는 영상물에 대한정부 당국의 사전 검열을 처음으로 거부하는 전례를 남겼다"며 "'표현의 자유'야말로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본질적인 권리"라고 말했다.
인권운동가이자 양심수로 더욱 잘 알려진 서 대표는 제2회 인권영화제 개최 당시인 지난해 11월국가보안법의 이적표현물 반포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3개월만에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오는 10일공판을 받는 등 법적 문제가 종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의 구속 사태와 같은 당국의 규제가 재연될 가능성에 대해 그는 "김대중대통령도 표현의자유를 보장한다고 했고 관련 법도 개정 중에 있어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라면서도 "지난해와 같은 조건에서도 영화제를 강행했는데 올해라고 못하겠느냐"며 영화제 개최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그에게 인권영화제를 통한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할리우드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영화를 공급하는 일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대중은 상업영화를 편식하고 있다"며 "세계 영화계에는 좋은 영화가 얼마든지있는데도 단지 상업적인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제3회 인권영화제의 상영 작품은 총 35편. 뉴욕인권영화제와 베를린영화제, 야마가타 영화제, 암스테르담인권영화제 등을 직접 찾아가 선정했으며 필름 프린트가 아니라 베타 비디오 테이프를들여와 상영한다.
상영작은 △칠레 전투 △맥도날드의 불명예 △농장' △전쟁터'△슬픔과 연민 △레지스탕스 △폴리나 △폭격부대 △십자가를 진아이들' △히로시마 △게리와 루이스 등으로 대부분 최신작이다.한국 작품으로는 IMF 이후 서울역 부랑자들과 5개월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촬영한 '서울역의 기록' 등 3편이 상영된다.
이들 작품 중 20편을 선정하여 안양, 원주, 수원, 전주, 제주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도 인권영화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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