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조국의 의무

입력 1998-11-04 15:23:00

60년대 미국의 케네디대통령은 당시 소련의 흐루시초프가 쿠바에 장거리미사일을 보내려는 기도에 무력대응을 선언, 이를 무효화 시켰다.

이 위대한 결정뒤에는 펜코프스키 대령이라는 소련 정보기구인 KGB요원의 정보제공이 결정적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크게 알려져 있지 않다. 어떻든 그뒤 펜코프스키는 미국망명의사를 비쳤으나 민감한 국제정세를 감안, 말썽을 두려워한 미국의 외면으로 실패하고 끝내는 소련당국에 체포되어 사형에 처해지고 말았다.

이에비해 소련은 미국에서 간첩활동을 해온 아벨대령이 체포되자 소련서 격추된 U2기 조종사와교환하면서까지 데려오는 성의를 보였다.

90년대 한국과 이스라엘에는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이스라엘은 미국에서 조국을 위해 간첩활동을 했던 유태계 미국인 폴라드의 석방을 위한 노력으로 거의 석방단계에 이르고 있으나 우리는 우리를 위해 미국에서 간첩활동을 했던 로버트 김에 대해 완전 외면하고 있다. 더욱이 로버트 김은 우리나라가 보낸 간첩도 아니면서 자발적으로 약소국인 조국이 정치적·기술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고 이를 위해 인생을 바치기로 한 그야말로 갸륵한 간첩아닌 간첩이다.

뒤늦게 나마 민간기구로 로버트김구명위원회가 생겨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러나문제는 이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도 외면당하고 있는 일이 이뿐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국군포로문제이다. 미국은 6·25전쟁 전사자들의 유골까지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는데 우리는 전사자명단조차 옳게 파악돼 있지 못하다. 남북관계영향등을 고려, 정부가나서기 어렵다면 유족회범위를 넘어선 민간기구(NGO)라도 만들어져 좀더 적극적인 귀향운동이일어나야 한다. 월남실향민의 고향방문보다 국군포로 귀환문제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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