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정성과 객관성이 열쇠다

입력 1998-11-04 14:58:00

2002년부터 대학입시의 선발 기준이 대학마다 다르고, 학생부의 교과성적과 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이 대폭 줄어드는 대신 비교과 영역에 무게가 실리는 등 대변혁이 예상된다. 특히 이때부터는 학생부 성적이든 수능 점수든 총점보다는 영역별 점수가 중시되며, 특별전형과 수시전형을 통해 대학이 필요에 따라 학생을 모집하게 되므로 정시모집이 무색해지는 변화를 가져온다. 또한 인성.적성.수상경력.봉사활동 등이 대학을 들어가는 열쇠가 될 수 있고, 대학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을 뽑게 돼 학생들이 입시지옥에서 벗어나게 되기도 한다.

대교협의 집계에 따르면 75개 대학 가운데 78%가 모집정원의 20% 이상을 특별전형으로 뽑고, 이가운데 40% 이상을 특별전형으로 모집하는 대학도 28%에 이른다. 더구나 학생부의 비교과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이 87%나 되고, 수능을 영역별이나 모집단위별로 반영하는 경우가 63%, 아예반영하지 않는 대학도 8%로 수능의 비중이 크게 낮아진다. 또 면접을 하는 대학이 88%,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병행하는 경우도 63%에 이르러 종래의 입시라는 고정관념으로는 상상조차 하기어려울 정도다.

이같은 엄청난 변화는 학생.교사.학부모들의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은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 당장 내년 고1부터는 이 제도에 따라 입시 준비를 해야하고 진학 지도를 해야하기 때문에 새 제도의 정착과 성공을 위해서는 발빠르게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방향이 찾아지고, 세부적인 지침이 마련돼야만 한다.

더구나 대학마다 다른 선발 기준과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을 뽑게 되므로 누구나 납득이 가는 '공정성'의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미 '새 학교문화 창조'를 위한 비전이 제시된 만큼 전인교육.인성교육의 구체적인 학습지도안이 마련되고, 이를 숙지시키는 작업이 따라야만 한다.학생부 작성도 큰 과제다. 학과성적과 수능 점수는 문제가 없지만 비교과 내용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인성.적성.봉사활동 등의 평가는 교사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공정성을 싸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풀어나가느냐가 성패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추천제나 비교과 성적을 둘러싼 치맛바람 등 외압이나 외풍을 어떻게 막아내느냐도 숙제다. 교사의 사명감과 자질, 권위의 확보만이 이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으며, 학부모나 학생들의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새 제도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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