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ㅅ초교 교사 ㅇ씨(58)는 올 겨울방학때 컴퓨터 연수를 받으려 신청해뒀으나 연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정년이 60세로 단축된다는 발표를 들은뒤 1년 남짓 밖에 활용하지 못할텐데 굳이 컴퓨터를 배워 뭘하겠느냐는 것.
내년에 신입생이 입학하면 어떻게 교육할까 고민하느라 매일 밤늦게 퇴근하던 ㄱ고교 ㅈ교장(62)은 3일 일찌감치 퇴근했다. 이같이 60전후의 교육자들은 허탈감에 빠져들고 있으며 50대전후 교사들도 새학교문화창조란 다양한 교육요구에 공부하지 않으면 언제 퇴출될지 몰라 안절부절이다.젊은교사와 같이 공부할 연령이 지난 탓이다.
교육 부실의 가능성은 예산난에서도 발견된다. 시.도교육청의 99년 예산은 올해대비 -20% 내외.교사 인건비 등 경상비를 제외하면 쓸 돈이 없다. 정보소양인증제 도입으로 각급 학교에 586급컴퓨터를 설치, 학생 교육에 나서야 하지만 올해 벌써 정보화 시범학교를 위한 예산 사용이 보류되거나 그 수가 감축됐다.
당연히 교육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노릇. 예컨데 교육부 정보화 시범학교인 ㅇ여중에는 586 컴퓨터 1백여대로 완비된 정보화 교실이 2개나 있다. 286컴퓨터 40여대는 창고에 쌓아뒀다. 인근의 ㅇ중학교에도 정보화 교실이 1개 있다. 그러나 그 교실에 있는 컴퓨터는 286급 40여대. ㅇ중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같은 사정을 뻔히 아는 교육청은 예산난으로 학교별 시설차에 따른 불만을 해소할 능력이 없다.
교원의 사기저하에 따른 교단의 무기력과 예산난에 따른 교육여건 미흡은 교육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노릇. 하지만 우리의 미래인 교육이 포기돼서는 안된다는 것이 국민들의 일반 정서이자 교원에 대한 요청이다.
한 나라의 교육수준은 교사들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교사선택제 도입 등으로 경쟁력 없는 교사는 학생들의 외면을 받는 시대. 교원들은 퇴출에 대한 공포 때문이 아니더라도 자기스스로의 수준을 높여 우리의 교육 수준을 높여야할 책무를 지고 있다.
시교육청 우정복중등국장(60)은 "내일 당장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심어야 한다"는 스피노자의 철학을 인용하면서 교원들이 현재 위치에서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시교육위원회 이종한위원(47.대구대 교수)도 "갑작스런 접근이라 교원들의 충격이 커 뭐라 말하기어려운 시점이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교원의 진정한 본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중3 자녀를 둔 김해숙씨(43.대구시 달서구 송현동)는 "각급 학교의 교육이 잘돼야 우리나라가 잘된다"며 "교원들의 대승적 판단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교원, 학생, 학부모 할 것없이 모두 힘든 때. 그런만큼 난관을 헤쳐나가는 양보와 슬기가 더욱 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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