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동물이야기-침팬지

입력 1998-11-03 14:01:00

개나 돌고래등 지능이 높은 동물이 일정한 훈련을 통해 인간의 지시를 이해하는 행동을 보인다는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처럼 팔 다리가 있으며 지능이 높은 침팬지에게 수화를 가르쳐 대화를 시도한다면 가능한 일일까. 이같이 인간과 동물간 한단계 진전된 의사소통방식이 가능할까 회의를 품을수 있겠으나 정답(?)은 '가능하다'이다.

40여년전 미국의 헤이즈 부부는 침팬지를 대상으로 아예 말을 시키는 훈련을 시작했었다. 6년간의 훈련끝에 침팬지는 겨우 네가지 영어 단어를 발음할 수 있었다. 결과는 실패로 끝났고 침팬지의 발성기관이 인간과 눈에 띄게 달라 주로 몸짓 언어에 의존하며 성대를 진동시킬수 있다 하더라도 일생동안 기억하는 언어는 지극히 적다는 사실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그후 최근에 들어서 미국의 가드너 부부는 온순하고 표정이 풍부한 암컷 침팬지'와시우'를 대상으로 수화 교육을 실시, 성공적 결과를 이끌어냈다. 가드너 부부는 와시우와 함께 살면서 말을 하지않고 수화만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원칙을 세웠다. 와시우는 자유롭게 집안에서 지내면서 사람들이 수화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점차 인간의 동작을 흉내내고 반복하게 됐으며 수화의 의미와 일치하는 올바른 손짓을 했을 때는 머리를 쓰다듬어주거나 먹이를 주었다. 가드너부부는 와시우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물건과 그림을 보여주며 수화학습을 시켜나갔다.2개월이 지나자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가드너 부부를 따라 가드너 부부의 친구 집에 간와시우는 목욕탕으로 가서 주위를 둘러보다 치솔을 발견하자 이를 닦는 시늉을 했다. 꽃 가게에들러 꽃을 보고서는 주먹을 콧구멍 하나에 갖다 붙이는 동작을 스스로 해보였다. 이 동작은 사람이 꽃 냄새를 맡는 것을 본뜬 것으로 수화로 '꽃'을 의미한다.

와시우는 처음 7개월간 네개, 다음 7개월째에는 아홉개의 손동작 기호를 습득했고 2년이 지나자60개의 손동작 기호를 이해하게 됐다. 그중 '먹는다' '간다' '좀 더 많이' '냄새'등 34개의 손동작기호를 일상생활에 이용할 수 있었다. 결국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 가드너 부부의 실험은 성과를거두었고 인간과 고등한 원숭이 사이에 정보 교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최초의 일로 높게평가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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