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오전 9시쯤 의성군 금성면 대리리 권오길(56) 유정숙씨(56) 부부는 포도밭에서 톱으로열심히 포도나무를 잘라내고 있었다. 검붉게 물든 포도가 언뜻 보기엔 먹음직 스러워 보이지만제대로 익지 않아 먹는 것은 고사하고 즙을 짜내기에도 적당치 않아 모두 베어내고 있었던 것.4년전 이들 부부는 전재산인 6백50평 밭에 포도나무를 심을때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이상기온 탓으로 수확기에 포도가 제대로 성숙되지 않아 2년 거푸 포도농사를 망쳤다. 그동안 인건비는 고사하고 비싼 비료대, 농약대만 날렸다.
권씨 부부는 고심끝에 애지중지하던 포도나무를 잘라내고 내년부터 다른 농사를 지을 계획. 그러나 돈 한푼 손에 쥐지 못한 이들은 포도나무를 잘라내며 올 겨울나기가 큰 걱정인듯 연신 한숨을내쉬었다.
의성지방에는 수해와 태풍의 영향으로 예년이면 출하가 끝나야 할 포도가 아직 제대로 익지 않아폐농 위기를 맞고 있다.
포도 산지인 금성면과 가음면, 춘산면 등지를 둘러보면 '세리단' 포도가 출하기를 넘긴채 검붉은상태로 주렁주렁 달려있다.
2백50여㏊에 포도농사를 지은 5백80여 농가들이 올해 입은 손실은 줄잡아 10억여원. 어느 마을에서도 활기를 찾을 수 없다.
금성면 대리리 심우섭씨(55)는 "올해 가을포도 농사가 기상이변으로 망친 만큼 당국이 농약대와농협 이자감면 등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의성.張永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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