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정년단축 배경과 전망

입력 1998-11-03 14:50:00

기획예산위원회가 교원들의 엄청난 반발을 무릅쓰고 정년을 단축키로 한 것은 노령 교사의 비중증가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를 막는 동시에 세대교체를 통해 현 정권의 목을 죄고 있는 실업난을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교원정년은 지난 53년 65세에서 61세로 낮아진 뒤 63년에 다시 65세로 높아졌다. 정부가 교원 정년을 연장한것은 6.25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전후세대의 교육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었다.

교원 정년연장은 이같은 경제.사회적 요구를 충분히 소화해내면서 우리사회의 발전에 큰 기여를했으나 이제는 60세 이상의 고령교사가 전체의 7.1%로 높아지는 등 교육 소프트웨어가 교육환경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불평들이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자주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지난 8월 한국갤럽이 전국 3천1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일반국민의 70.6%,여론주도층의 74.9%가 교원 정년단축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찬성 이유로는 '고령교사는 건강문제, 세대차이 등으로 학생지도에 어려움이 많다' '젊은 교사의 신규채용으로 교직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등을 가장 많이 들었다.

교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정년단축을 들고나올 수 있었던데는 이같은 사회적분위기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와 함께 현재 사회전반을 강타하고 있는 구조조정에서 교원들만 65세 정년이란 특혜 속에서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형평성의 문제와 교사 가운데 상당수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교수능력이없는 사람도 대거 포함되어 있다는 얼마전의 교육부 조사에서 드러난대로 능력이 부족하거나 교사로서 정신적.육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무조건 감싸는 교직사회의 지나친 온정주의에 대한 사회적 반감도 정년단축의 배경을 이룬다.

또 세대교체를 통해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는 교사임용 적체 현상을 해소하자는 것도 정부 의도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획예산위원회의 추산에 따르면 60세 이상 교원이 내년부터 오는 2000년까지 모두 퇴직할 경우단순계산으로 퇴직인원의 2.5배에 해당하는 재원이 생겨 그만큼 많은 수의 신규교원을 채용할 수있다. 현재 교사자격 취득자 가운데 교원으로 임용되는 비율은 30%선에 불과할 만큼 교원채용현상은 심각하다.

그러나 문제는 60세 이상은 교사로서 부적합한 나이라는 정부의 잣대가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에대한 문제는 남는다. 사실 여기에 대해서 정부도 명확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교원의 정년을 5년이 아닌 2, 3년 정도 단축하는 타협안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자꾸 흘러나오고 있다. 과연 교육부가 어떤 방향으로 교원정년 단축에 대한 입장을정리할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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