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정치성 유언비어로 인해 가장 정신적으로 강한 스트레스를 받고 또 기상천외의 방법으로 유언비어를 없애려 했던 권력자는 히틀러라는 분석이 있다. 히틀러는 자신의 조상이 유태인인 것 같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자 루머 의 진원지를 캐내기위해 극비리에 한스 프랑크라는 법학자에게 루머를 그럴 듯하게 뒷받침할 만한 모든 문서조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진원이 밝혀지지 않자 드디어 1938년 봄 할아버지의 무덤이 있던 오스트리아의 뮐러샤임 이라는 마을을 포위, 전주민을 철수시킨뒤 맹포격을 가해 마을과 무덤을 흔적도 없이 가루로 날려버렸다. 그러나 무덤까지 없애 버린 인멸에도 불구하고 20년 뒤 그 유언비어는 다시 한번 유령처럼 나타나 유럽을 떠돌았다.
최근 국정감사를 둘러싸고 권력층 주변이나 정치권을 대상으로 구태의연한 유언비어성 설(說)들이 또다시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일부 국회의원들의 폭로성 지적이나 질의가 정책대안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유언비 어에 가깝거나 공격적 의도가 담긴 루머형태로 남발되고 있다는 말이다. '뇌 물을 받았다는 설이 있다'거나'외압에 의해 내사를 중단했다는 게 사실인가' 는 식의 호박 찔러보는 듯 하는 질의같은 것들은 기본이다. 비자금 조성설처 럼 아무런 증거 자료조사나 진지한 증거 확보노력도 없이 떠도는 설(說)만 듣고 와서 아이들 숙제거리 내놓듯 제시했다가 명예훼손 시비에 휘말리는 것 도 유언비어성 질의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경우다. 그런 국감자세로는 국감장(場)이 자칫'유언비어 경연장'이 아니냐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감청을 질타해놓고 질의의 근거는'누가 누구에게 청구 비자금을 나눠 줬다 고 하더라'는 전화 감청내용을 근거로 공격한 것 또한 자가당착적인 질의논 리다. 국정조사 추적능력이 없으면 차라리 입다물고 있는 것이 유언비어같은 설이나 시비삼는 것보다 훨씬 더 신뢰받을 수 있는 태도다. 한건 올리되 자 극적이고 멋진 건수로 하고 그것도 볏단소동처럼 연출을 최대한 드라마틱하 게 보여줘서 '나 여기있소'하고 뭔가 보여주겠다는 계산 따위는 훌훌 털고 국감장에 나와야 제대로 된 의원님이다. 국감을 무슨 연극공연같은 행사치레 로 여기는 듯한 오해를 사서도 안되겠지만 방대한 국가기관들이 1년동안 벌 여놓은 엄청난 양의 국정현안의 문제점을 불과 한 두주일만에 진단하고 분석 하고 있는 국감제도 또한 차제 의원들 스스로가 개선시켜야 옳다.
1년내 속으로 썩고 곪아온 것을 팽개쳐두고 있다가 국감때가 돼서야 뒤늦 게 들추고 따져봤자'사후약방문'이 되는 하나마나한 감사는 이제 그만하자. 평소 수시로 꾸준하게 국정을 살펴왔다면 하루아침에 뭔가 한건 내놔야겠다 는 조바심에 떠밀려 유언비어 같은 국감거리를 내놓는 넌센스는 애시당초 생 겨나지 않는다. 일부'유언비어 국감'이라는 비판은 결국 연중행사로 그치는 국감제도의 맹점과 일부의원들의 자질, 정치세력 게임장(場)으로 활용하는 듯하는 정치판의 불신에서 나온다.
정치권에서 그런 유언비어적인 불신풍조와 히틀러처럼'유언비어'에 서로 시달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한 '2003년에는 국민소득이 1만불이 된다'는 정부의 장밋빛 예측 설(說)마저도, 히로시마에 원폭투하 소문이 떠돌무렵'히 로시마에는 트루만 대통령의 친척이 살고 있다니까 원폭투하를 않는다고 하 더라'는 유언비어가 나온 것처럼 일종의'희망적 유언비어'로만 비칠뿐, 국민 들의 불안을 씻어주고 진정한 희망을 갖게 하지는 못한다.
정치성 유언비어가 무서운 것은 바로 그래서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