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失職者 겨울나기 支援

입력 1998-10-28 14:28:00

실직자들의 겨울나기가 큰 걱정이다. 일반 시민들도 해마다 이맘때면 김장이나 옷가지, 또는 난방연료 준비등 월동 대책을 위한 과외 비용 지출로 몸살을 앓기 마련인데 하물며 일자리마저 잃은실업자들의 겨울나기가 얼마나 어려울까 짐작이 간다. 지금까지는 그나마 30만여명의 실직자들이공공근로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제공받았으나 동절기에는 이중 70%를 차지하는 야외사업의 대부분이 중단되거나 축소될 것이라 한다.

생활비는 늘어나는 반면 공공사업마저 줄어든 동절기야말로 실업자들에겐 문자 그대로 '악몽'인셈이다. 정부가 이런점을 감안,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공공근로사업을 집중 추진, 1백여만명에게일거리를 제공하고 1조6천억원을 살포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나무 1천만그루심기, 소공원 조성, 하수도 준설, 고아원등 사회복지시설수리 등의 공공근로사업을 발굴해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 일용 근로자취업지원센터를 개설, 37만명에 이르는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이 일거리를 찾도록지원키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적은 예산이나마 쪼개서 일자리 없이 거리로 내몰린 실업자들의월동대책을 마련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지금처럼 공식 집계만으로도 2백만명 가까운 실업자가 발생했고 노동계등 일부에서는 이미 3백만명이 넘는 실업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할 만큼 폭발적인 고실업사태에서 정부도 갈피를 잡지 못한채 우왕좌왕 했던게 사실이다.

그 결과 금년들어 10조원이 넘는 실업대책비를 쏟아붓는 가운데 비효율성과 낭비가 지적됐고 또장기적인 안목이 결여된 '발등의 불끄기식' 실업대책이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었던 것이다. 이번의실업자겨울나기 대책도 따지고 보면 닥쳐오는 추위앞에 속수무책인 실직근로자들을 팽개칠수 없어 낭비와 비효율성을 감내하며 추진하는 발등의 불끄기식 대책으로 볼수도 있다.그러나 당장 추위앞에 굶주리는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 급한것 임에는 이론이 있을수 없다. 다만 여기서 당부하고 싶은 것은 감독기능을 강화해서라도 헛돈을 낭비하지 말고 효율성을좀더 높여 달라는 것이다. 이와함께 아무리 급하더라도 발등의 불끄기식 단기대책과 함께 고용을창출하고 취업훈련 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등으로 산업구조조정과 연결되는 장기대책을 실업문제해결의 관건으로 삼아줄 것을 재삼 당부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