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생태계(하)

입력 1998-10-27 14:00:00

북한에는 금강산 못지않게 귀한 식물과 아름다운 경치를 지닌 명산이 많다. 북한 당국은 금강산과 함께 묘향산, 자모산, 오가산등 4곳을 자연보호구(Natural Reserves)로 지정하고 있으며 백두산은 이보다 한단계 높은 특별보호구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또 칠보산 국립공원, 차일봉(북수백산) 고산식물보호구를 따로 지정, 자연을 보호하고 있다.

백두산에는 13만ha에 이르는 보호구역을 설정, 무봉 식물보호구, 동계 동물보호구, 대흥 동물보호구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으며 기상및 토양 관리소, 수문관측소, 동물생태관찰소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는 현재 1천2백20여종의 각종 동물과 1천7백여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확인되고 있다.

백두산 특별보호구는 위치가 높은데다 한랭하기 때문에 높이에 따라 수림대, 관목대, 초원대 등으로 구분돼 여러가지 수목과 식물이 분포돼 있다. 1천6백m까지는 소나무등 침엽수, 자작나무등 활엽수가 많아 나무로 바다를 이룰 정도이며 2천m까지는 가문비나무등이 주류를 이루고 고산초원대에는 1백50여종의 고산식물이 자라고 있다. 최근에는 분포한계선을 넘는 해발 2천1백m지점에서식하는 소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산삼, 오기자, 백리향등 1백여종의 약용식물과 1백10종의 산나물도 자라고 있다.

또 동물들은 호랑이, 곰, 사슴, 노루, 사향노루 등외에 희귀한 종류가 많아 지난 89년 유네스코가'국제생물권 보호구'로 설정할 정도로 서식처로서 높은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백두산의 동물은척추동물이 9백82종, 비척추동물 2백40여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오가산자연보호구는 1백~1백50년생 나무가 전체 삼림의 25%를 차지하며 1백50~2백년생 나무는43%를 차지하는등 매우 자연적인 삼림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키 큰 나무들은 높이가 30~40m, 흉고직경이 1백50cm정도나 된다. 낙엽활엽수림과 침엽-활엽 혼합림이 폭넓게 분포하며 수관층에는 잣나무, 전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좀비나무, 신갈나무, 사스래나무등이 서식하고 있다. 이런 울창한 숲속에 오소리, 곰, 여우, 산고양이, 시라소니등의 동물이 살고 있으며 1백여종의 조류도 서식하고 있다.

평안북도 낭림산맥 서쪽끝에 위치한 묘향산 자연보호구는 최고봉인 비로봉(1,909m)을 중심으로산정에 눈향나무군락이 분포, 식물지리학상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곳에는 북한과학원생물학연구소 묘향산실험소가 설립되어 있다.

자모산 자연보호구는 평양으로부터 40km에 위치한 그리 험준하지 않은 산으로 신갈나무숲이 폭넓게 펼쳐져 있고 기상관측소, 임산실습기지, 토양침식관측기지, 과수재배단지, 학생 실습장등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함경북도 명천에 있는 칠보산국립공원은 내칠보, 외칠보, 해칠보로 구별해 부르며 백두산과 유사한 지질 환경을 가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이 산을 보물산이라 부르기도 한다.차일봉 고산식물보호구는 개마고원 남단에 위치하며 연평균기온 2도, 긴 겨울 짧은 일조시간, 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기후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해발 1천5백m이상을 보호지구로 지정하고 있으며 2천3백m이상에 고산 화원이 펼쳐져 있다.

계명대 생물학과 김종원교수는 "북한의 생태계는 위도상 차이로 인해 남한과 다른 특성을 지니고있다"며 "한반도 생태계보전위원회 설립, 한반도 생태계정보망 구축, 환경부에 '통일한국 환경대책기구'를 설치하는등 남북 생태보전 협력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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