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뒷얘기들

입력 1998-10-27 00:00:00

●안기부에 따르면 한.장씨는 대선이 끝난후인 지난 1월 중순께 오씨의 소개로 H그룹 J명예회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김순권 박사와 함께 북한 통천에 종자개량연구소를 설립하려 한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한씨는 J회장으로부터 지원약속을 받아내지 못하자 '북한측에 보여줄 사진이 필요하다'며 미리준비한 카메라로 J회장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쇼를 연출한 끝에 비서실을 통해 교통비조로 금일봉을 받아 오씨와 장씨에게 1천만원씩 나눠줬다고 진술했다.

●한씨는 고위층 인사들과 인맥을 형성하기 위해 고려대 노동대학원, 서울대환경대학원 등 무려6개 특수대학원 과정을 이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오씨와 박찬종한나라당 고문 등을 알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씨는 정.관계 인사들과 접촉하기 위해 모방송사 PD, 대기업 고문 등의 명함을가지고 다니면서최고급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타고 특급호텔 스위트룸을 주로 이용하는 등 실력자로 행세해왔다고안기부는 밝혔다.

●장씨는 안기부 조사과정에서도 수사관에게 자신을 대북사업에 관한 한 국내1인자라며 이을설북한군 원수, 김일철 차수 등 북한군부 고위층을 잘 알고 있다고 자랑했으며 삼성, 대우 등 국내대기업 북한담당 간부들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또 지난 9월초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에도 같은달 14일 H정공 이모 상무를만나 "남북한 철도연결사업 및 화차 공동생산을 성사시키는데 필요하니 선수금을 달라"며 이틀뒤1억원을 받았다고 안기부측은 밝혔다.

●안기부는 오정은 전청와대 행정관이 검찰에 송치되기 전날인 지난 9월24일 자청해서 작성했다는 반성문을 26일 공개했다.

오씨는 반성문에서 "집권말기 신분에 불안을 느끼고 있던 차에 한씨가 이회창후보에게 보고서를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해준다기에 행운으로 여겼으나 이 인연이 오늘의 나를 이토록 비참하게만들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