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국감 이번주 쟁점

입력 1998-10-26 15:16:00

26일부터 국정감사 일정의 둘째 주를 맞이하는 국회는 각 상임위 곳곳에서 현정권과 구정권의 책임 공방 등 책임 소재를 둘러싼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예년에는 주로 정책감사에 치중했던정무, 과학기술정보통신위 등에서도 격론을 예고하는 현안들이 도사리고 있어 긴장도를 높이고있다.

우선 이번 주 초점은 이른바 총풍사건과 정치인 사정 등을 다뤄야 하는 법사위와 세풍사건을 다룰 재경위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감사원에 이어 27일에는 서울지검과 고검에 대한 감사에서 총풍사건과 정치인 사정에 대한 한나라당의원들의 야당파괴라는 파상공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원들은 또 정치인 사정의 주체가 검찰인지 청와대인지 아니면 국민회의인지를따지면서 사정주체에 대한 혼선을 추궁하는 한편 검찰까지 총풍과 관련해 안기부의 고문조작에동조 내지 방조했음을 입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26일 국세청을 감사하는 재경위도 주목의 대상이다. 여당은 국가기관을 통해 세금감면을 내걸고대선자금을 거둬 들였음을 입증하고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다.반면 한나라당은 당수뇌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 아니라 국세청 간부들의 개인적인행위로 이 사건을 축소규정하고 이 사건이 여권의 이회창죽이기의 일환이라는 점을 규명하는데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행정자치위와 건설교통위의 이슈는 부산판 수서비리로 불리는 다대-만덕지구 택지변경의혹 사건이다. 행자위는 27일, 건교위는 29일 현지감사를 통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적어도 구 여권의 핵심실세가 연루돼 있고 그들이 현재 한나라당보다는 국민회의 쪽에 더가깝다는 판단아래 성역없는 수사와 처벌을 촉구할 예정이다. 국민회의도 대외적으로는 현 여권보다는 구 여권이 연루돼 있다며 손해볼 게 없다는 입장이어서 결론을 쉽게 점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홍구(李洪九)주미대사의 정년문제를 물고 늘어질 예정인 미국대사관에 대한 통일외무위의 감사도 매년 별 탈없던 해외감사에서 최고의 주목대상으로 지목된다. 한나라당은 34년생으로 특1급대사의 정년인 64세를 넘긴 이대사가 물러나지 않는 것이 치외법권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여당은 이원경(李源京), 박동진(朴東鎭)전 대사의 예를 들어 미국과 같은 특임공관에는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며 사소한 문제로 간주하고 있다.

그밖에 정보전력 강화를 위해 추진중인 백두사업의 부실과 국고낭비 문제를 다룰 27일의 국방위국방부감사와 불법 고액과외와 관련, 학부모명단 공개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26일 교육위의서울교육청 감사, 그리고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어민피해문제를 다룰 27일의 해양수산위도 격론이예상된다. 부실 금융기관 퇴출문제를 다룰 금융감독위와 은행감독원에 대한 정무위의 감사 또한조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한 26일 건교위의 수자원공사, 29일 문화관광위의 마사회, 29일 재경위의 신용보증기금 등 산하기관단체나 국영기업체에 대한 감사는 부실.방만 경영과 고액퇴직금문제와 관련, 여야가 한 목소리로 문제점을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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