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EU 정상회담

입력 1998-10-26 14:42:00

오스트리아의 푀르트샤흐에서 지난주말 열린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담은 유럽 좌파 시대의 복고 분위기를 확인시켰다.

24일부터 이틀간의 회의를 가진 EU 15개국 정상들은 금리인하 촉구에 한 목소리를 내는 한편 일부는 경기 진작과 고용 확대를 위한 대규모 공공사업의 필요성까지 거론했다.

정상들은 특히 세계 경제의 침체를 막기 위해 통화관리보다 수요 및 투자확대를 촉진할 수 있는경제정책의 합동 시행에 합의했다.

이들은 인플레율이 사상 최저 수준에 있고 유럽 각국의 재정상태도 호전돼 있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성장을 유지하고 고용을 획기적으로 늘리기위한 정책 전환의 적기라는 점을 강조했다.EU가 내년으로 예정된 유럽단일통화(유로) 도입을 앞두고 지난 수년간 경제 안정을 위해 엄격한재정, 통화 관리에 합의하고 이를 시행해온 점을 감안한다면 1백80도에 가까운 전환이다.이같은 변화는 유럽 경제의 중심인 독일을 16년간 이끌면서 EU 정상회담에서 카리스마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헬무트 콜 독일 총리의 퇴진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차기 독일 정부가 총선 당시의 예상보다 짙은 사회당 성향을 보임에 따라 공통의 노선을 토대로한 EU 회원국간 정책 조율은 더욱 활발해질 느낌이다.

단일통화의 안정을 넘어 실업문제 해결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독일과 프랑스의 입장 일치가가능해진 때문이다.

이번 회담을 전후해 각국 지도자들은 EU가 앞으로 정책상의 공통분모를 토대로 사회당 시대를열어갈 것이라는 선언과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EU 각국에서는 경제 정책 전환을 토대로 사회, 복지, 여성문제등 여타 분야에서도 사회당 색깔을한층 더 반영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70년대를 끝으로 막을 내린 사회당 시대가 다시 본격 전개되기는 쉽지않을 것으로 점치는조심스런 전망들도 적지 않다.

지난 20년간 유럽을 지배한 자유시장 경제 논리로 구축된 사회·경제현실과 제도를 넘어 설 지도력이 나올 수 있을 지도 주목되고있다.

(브뤼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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