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힘.기싸움 모두 졌다

입력 1998-10-20 00:00:00

삼성라이온즈가 LG의 힘에 눌렸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치열한 타격전으로 전개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방망이의 힘(장타력)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삼성은 페넌트레이스에서 홈런 1백43개를 기록,1백개에 머문 LG(6위)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팀 홈런 1위에 올랐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는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났다. LG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 4차전결승점을 펠릭스의 3점홈런으로 뽑아내는등 4경기에서 홈런 6방을 가동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2차전에서도 LG는 3대4로 뒤진 상황에서 김재현의 홈런포 2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또 홈런을제외한 34개의 안타 가운데 9개를 2, 3루타로 장식하는 장타력을 과시했다.

반면 삼성은 4경기에서 30개의 안타를 치면서 홈런 1개, 2루타 5개, 3루타 1개를 기록했다. 삼성의 홈런은 이승엽이 2차전에서 뿜어낸 솔로 아치가 유일하다.

투수력 운용에서도 삼성은 LG보다 한수 아래의 능력을 보였다. LG는 김용수-최향남-손혁으로짜여진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삼성의 왼손 거포 이승엽과 양준혁 타석에서는 철저히 왼손투수김기범과 최창호를 기용, 톡톡히 재미를 봤다. LG는 2대4로 뒤진 4차전 6회초 2사 2루에서 이승엽 타석때 김기범을 투입, 위기를 넘겼고 2점차로 쫓긴 9회초에는 최창호를 내보내 이승엽과 양준혁을 상대하게 했다. LG는 매끄러운 투수교체로 중간계투 요원인 전승남과 차명석이 1승씩을따내 승기를 잡을수 있었다. 삼성은 선발 투수 운용에서부터 LG에 기를 꺾였다. 베이커가 나선첫경기가 노게임 처리된후 1, 2차전 선발로 박충식-김상엽-박동희-김진웅을 놓고 저울질했으나먼저 내보낸 박충식과 김상엽이 난조를 보인 반면 박동희와 김진웅은 나름대로 호투, 선발진 운용에 문제를 드러냈다. 게다가 투수교체 시기를 제대로 잡지 못해 팽팽했던 승부를 어이없이 내주는 실수를 연발했다.

이같은 역부족은 서정환감독의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서감독은 괴력의 방망이(17타수 10안타)를 휘두른 김재현등 LG 왼손타자들에 대비, 왼손투수를 좀더 엔트리에 올렸어야 했었다. 왼손투수 성준을 엔트리에서 뺀 것은 결정적인 실수. 성준 대신 엔트리에 올라온 조계현은 등판 기회만 노리다 단 한개의 공도 던지지 않은채 팀의 패배를 덕아웃에서지켜봤다.

〈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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