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 현대에 낙찰....삼성 상용차 앞날

입력 1998-10-19 15:14:00

현대가 기아자동차 낙찰자로 결정됨에 따라 대구의 삼성상용차 운명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게됐다.

특히 삼성상용차가 5대그룹간의 빅딜에 포함될 경우 삼성상용차-쌍용 구지공단-위천 국가산업단지를 잇는 자동차산업벨트 계획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상용차가 빅딜에 포함될 경우 인수업체가 어떤 형태로든 현재의 생산시설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삼성상용차의 진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아직은 가정이긴 하지만 기아의 현대낙찰을 채권단이 거부해 포드에 수의계약으로 인수시킬 경우삼성과 대우가 컨소시엄으로 참여, 삼성상용차가 현재 상태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자동차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의 자동차사업은 독자적인 사업을 강행하거나 5대그룹간의 빅딜을 통해 운명이 결정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대원 삼성상용차및 자동차 대표이사는 "삼성상용차와 자동차를 떼어놓고 생각해본적이 없다"며"기아차 인수와 관계없이 삼성이 자동차사업을 계속하는 프로그램을 이미 마련해뒀다"고 밝혔다.또 이준석 삼성상용차 총무팀장은 "상용차는 지금껏 그룹지원 없이 구조조정을 통해 자립기반을다졌다"며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지역기업으로 뿌리를 내렸기 때문에 상용차는 삼성자동차의 진로와 관계없이 독자노선을 걸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자동차사업에 7조여원의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에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어떤 형태로든 자동차사업을 끝까지 추진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그러나 정부와 재계는 자동차산업을 현대, 대우 중심으로 이원화하는 구조조정안을 이미 마련해둔데다 기아 자동차 진로 결정이후 재계 등이 이같은 구조조정안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여 삼성의 자동차사업에 급제동을 걸고 있다.

삼성은 최근 "삼성상용차와 자동차는 한 배를 탄 운명"이라고 밝힌바 있어 삼성자동차가 빅딜에포함될 경우 지역 삼성관계자들의 이야기와는 달리 상용차도 빅딜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특히 삼성상용차는 4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소요되는 레저용차량 생산 등 회사정상화를 위한 신규투자계획이 산재해 있으나 계획이 전면 유보된데다 내수침체로 일부 라인을 제외한 상당수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삼성그룹은 지금껏 자동차사업 투자를 부산 삼성자동차 중심으로 해와 상용차에 투자할 여력을사실상 상실, 상용차가 그룹지원없이 독자생존의 길을 걷는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또 지역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산업벨트 계획은 양 축인 삼성상용차와 구지공단 쌍용자동차 공장 조성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구지공단 자동차공장 조성계획도 물건너간 마당에 삼성상용차의 미래마저 불투명해질 경우 지역 자동차산업벨트계획의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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