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춰진 10.26 실상 들춰냈다-단행본 박정희의 유산

입력 1998-10-19 14:13:00

'야수의 마음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다' 박정희 전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중앙정보부장의 군법회의 최후진술이 녹음테이프(2개)와 함께 단행본으로 처음 공개됐다. 김재규는 왜 자신이 가장 존경했던 박정희의 가슴에 총을 겨누었을까.

도서출판 푸른숲이 10.26사건 19주년을 맞아 내놓은 '박정희의 유산'(김재홍 지음)은 김재규의 최후 진술에 감추어진 10.26의 실상과 한국 정치사에 남긴 박정희의 유산을 재조명하고 있다.김재규는 비공개 최후진술에서 "개인적으로 가깝고 동향이고 동기생이지만 제거할 수 밖에 없었다"며 △자유민주주의 회복 △국민희생 방지 △적화 방지등 다섯가지의 혁명당위성을 들었다.또 "국제적으로 독재국가라는 나쁜 이미지가 퍼져 있어 국익을 도모하고 국제사회에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거사가 불가피했다"고 정당성을 피력했다. 그는 "이들 목적은 10.26 혁명 결행성공으로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또 이 책에는 박전대통령의 '채홍사'였던 박선호 전중정부 의전과장의 육성증언도 공개됐다. 그는"박대통령이 일류 배우들을 불러 사흘에 한 차례씩 술자리를 벌였다"면서 "10.26거사로 한국의 민주 회복이 10~20년은 앞당겨졌다"고 진술했다.

이외 5.16쿠데타를 진압하려던 이한림 야전군사령관과의 대립, 미국 시사지간지 '타임'지 표지에박대통령의 사진을 게재하기 위한 로비, 김재규와 차지철의 대립, 박정권의 공작정치등을 담고 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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