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종사자 혈액암 발생

입력 1998-10-19 00:00:00

원자력발전소내 종사자의 혈액암 발생을 둘러싸고 의학계에선 방사능과의 관련성 여부에 대한 정부차원의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원전측은 국내 원전 20년 동안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직업병은 없다며 이를 인정않아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주)한전기공 소속으로 지난 87년부터 울진원전 1·2호기내 전기설비(용접) 일을 해 온 정모씨(35·울진군 죽변면)는 '혈액암(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지난달 7일 경북대병원에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술을 받은 뒤 17일 퇴원했다.

이 환자는 지난 1월 경북대병원에서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무려 4차례나 받았으나 강하게 형성된 자체 내성 때문에 예후가 좋아지지 않아 마지막 단계인 조혈모세포이식술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강한내성과 방사능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는것.

정씨는 10년동안 전기공으로 있으면서 연 30~40회 정도 피폭 핵심지인 1차계통에 방사능 방어복을 입고 들어가 일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한전기공 이명진 총무부장은 "정씨의 경우 피폭열량이 많은 1차계통 지역에 가끔 한번씩 들어가 작업을 했기 때문에 방사능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정씨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손상균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정씨의 경우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강해 항암치료를 해도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며 "원전 근무자들의 직원인사기록·근무장소·피폭량을 분석, 병력을 추적하는 등 정부차원의 정밀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손 교수는 또 "백혈병이 방사능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이미 학계에 보고된 사실이지만 정씨의 경우 정밀조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사능 때문에 병에 걸렸다고 단정키는 어렵다"고 말했다.〈黃載盛·黃利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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