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의 야구보기-이름보다는 실력이 중요

입력 1998-10-16 00:00:00

LG가 원정 경기에서 먼저 1승을 챙겨 유리한 고지에 섰다.

승부는 예상대로 타격전으로 전개됐다. 삼성이 경기초반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기회를 맞았으나 코칭스태프가 운용의 묘를 살리지 못했다. 초반 난조를 보인 LG 선발 최향남을 강판시키지못한 점이 가장 결정적인 패인이다.

이날 삼성이 3대1로 앞선 2회말 추가점을 뽑았다면 승부는 달라졌을 것이다. 유중일의 2루타후작전(강동우의 희생번트)으로 공세의 흐름을 끊은 것이 결과적으로 추가 득점하지 못한 원인이됐다. 반대로 3회말에는 선두타자 양준혁이 우전안타로 진루했으나 강공으로 맞서다 김한수의 병살타가 터져 나왔다.

LG타선은 2회말 위기를 넘긴 후 3회초 곧바로 3득점, 전세를 뒤집는 응집력을 발휘했다. 삼성 선발 박충식은 LG의 왼손타자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 코칭스태프가 교체 타이밍을 좀더빨리 가져갔어야 했는데 아쉽다. 3회초 박충식이 김재현에게 2루타를 맞고 2점째를 내줬을 때 전병호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본다.

야구는 '이름'으로 하는 경기가 아니다. 박충식이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에이스급 투수지만 사이드스로 특성상 왼손타자 일색인 LG타선을 상대하는 선발로는 애초부터 적절하지 못했다. 박충식이 시즌 LG전에서 1승2패 방어율 8.83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했다.LG는 펠릭스와 서용빈의 포스트시즌 가세로 막강한 타선을 구축, 힘이 넘쳐 보였다. 삼성은 김상엽이 선발로 나서는 2차전도 고전이 예상된다. 4타석 3타수 무안타 볼넷 1개에 그친 이승엽의 방망이가 살아나지 않는 한 삼성은 플레이오프 통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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