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國科搜)가 총격요청의혹사건에 연루된 피의자들의 고문주장에 대해 명확한 신체감정서를 내놓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물론 전문적인 분야이기때문에 국과수의 감정(鑑定)표현이 애매모호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안타깝기 그지없다.
결국 이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은 국민들은 국과수가 피의자들의 변호인.안기부.검찰이 각기 유리한대로 해석할 수 있는 어정쩡한 감정서를 내놓음으로써 더욱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다. 과거의고문악몽을 떠올리며 도덕성과 정통성을 갖춘 이 정부하에서도 고문논란이 계속되고 있음을 개탄하게 된다. 권력에 의해 탄압을 받아왔던 민주세력이 세운 정부라고 자임한다면, 총격사건의 진상과 함께 고문여부도 철저히 밝혀야 한다.
국과수는 과거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때 관련기관의 청탁과 압력으로 사인을
'심장쇼크사'로 어물쩍 넘기려다 국과수소속의 한 용기있는 의사의 '경부압박 질식사'라는 감정을받아낸 적이 있다. 우리나라 최고권위의 신체감정기관인 국과수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실만을 말하는 기관이 돼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번의 감정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미심쩍어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국과수는 전문적인 용어를 구사하고 있으나 한마디로 줄이면 '외력(外力)이 가해진 적이 없다고단정할수 없다'는 것이다. 고문의 개연성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안기부는 자체조사결과 고문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각기관의 자체조사라는 것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얼른 믿으려하지않는다. 팔은 안으로 굽게 마련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런 사례들을 정부의 다른 부처에서도 보아왔기 때문에 자체조사에 대한 신뢰감이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앞으로 사법부가 국과수의 신체감정서를 토대로 정밀검사를 한후 '판단'을 하게 된다. 그러나 도덕성을 갖추고 있다는 정부가 관련기관에 대한 확실하고 단호한 조사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사법부판단에만 맡긴다는 입장을 고수하게 되면 비판의 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실체규명을 위한 김대중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한다.
고문논란에 휩싸여 이 사건의 본질인 총격요청여부에 대한 수사가 흐지부지돼선 안된다. 배후가있다면 어떤 대상이든 철저히 밝혀야 한다.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북한군의 총격을 요청한것이 사실이라면 국기(國基)를 뒤흔드는 중요범죄에 해당한다. 남북대치도 민족적 비극인데 여기다 한술 더떠 북한을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무모하기 짝이 없는 총격요청을 했다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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