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사선(死線)을 넘어 북한을 탈출해온 국군포로 장무환(張茂煥)씨는 자신과 함께 고생하던국군포로가 70명이었으나 40명이 사망하고 현재 30명이 생존해있다며 명단을 제시하고 있다. 관계당국은 6.25전쟁당시 북한에 끌려가 실종자로 처리되고 있는 3만여명가운데 아직도 2천여명이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생사확인.송환 등의 절차에 대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쟁당시의 국군의 봉사와 희생위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94년 조창호(趙昌浩)씨.97년 양순용(梁目旬容)씨가 잇따라 지옥같은 북한을 빠져나왔지만, 우리 정부가 괄목할만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개탄스럽다. 사실상 휴전이후 45년간의 대치상황은 남북간의 실질적인 직접대화도 없어 현안문제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 북한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는 국군포로들은 장무환씨등 탈북자들처럼 모두들 자력으로 빠져나오기는 어렵다.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상봉.교류도 중요하고 금강산관광도 물론 남북화해를 위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리라고 보지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몸을 바쳤던 그들이 더 늙고 병들어 죽기전에 고향땅을 밟게 하는 것은 더더욱 시급한 일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국군포로가 없다고 잡아떼고 있다.
이제 정부에서 할 일은 분명해졌다.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자료와 탈출포로들의 증언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 관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인권문제나 구호활동에 전문적인 국제기구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을 당하고도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 대한 송환운동을 국제사회가 먼저 나서서 해주리라고 기대해선 안된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만 국제사회의관심과 동정을 모을 수 있다.
역대 정부가 국군포로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지 못해왔다. 포로송환문제를 거론할만한 분위기가아니었다는 점도 짐작이 간다. 그러나 94년 조창호씨의 탈출로 문민정부가 대책기구를 구성하는등 움직임을 보이다 유야무야하고 만 것은 아쉽기 짝이 없다. 이제 인권을 중요시하는 국민의 정부마저 무대책으로 일관한다면, 국민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미국은 6.25전쟁 사망 미군의 유해를 전쟁이 끝난지 45년이 돼도 끈질기게 찾아오고 있다. 물론많은 노력과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정부의 햇볕정책이 경제교류에서부터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 남북신뢰가 쌓여가기를 바라며, 적절한 시기에 국군포로문제를 북한에 정식 제기하기 바란다.더이상 지연시킬 문제가 아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