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요청 공방 점입가경

입력 1998-10-08 14:20:00

판문점 총격요청설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전이 상대 진영에 대한 내분조장으로 치닫는 등 날로 가열되고 있다. 국민회의측의 건전야당세력 분리론에 맞서 한나라당측은 대통령 주변인물 교체론을제기, 여권내 신.구주류간 분열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당면 정국에 대해 내각제를 저지하기 위한 조작극으로 규정함으로써 국민회의와 자민련간갈등을 유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8일 오전 중앙당사에서 각각 당무회의 등을 갖고 이회창(李會昌)총재 및 동생 회성(會晟)씨와 총격공작의혹을 받고 있는 3인(오정은 장석중 한성기)간의 커넥션 부각에 연일주력하고 있다. 이총재측을 총격요청설의 핵심배후로 몰아 가겠다는 의도인 셈이다.이는 이총재측을 건전야당세력과 분리시키겠다는 공언과 맞물려 결국, 이총재 고립작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당이 이날 오후 국회에서 합동의총에 이어 본회의를 강행한 것도 등원거부론을 고수하고 있는 이총재측과 비주류측을 분리, 당 내분을 조장시키는 한편 등원쪽으로 몰아가려는 속셈이 깔려있는 것이다.

총격요청설과 관련, 국민회의 장신규(張信奎)부대변인은 "총격공작 3인조와 이회창, 회성 형제간커넥션 의혹에 있어 누가 깃털이고 몸통인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공격했다.한나라당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의 주요 당직자회의에 이어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갖고 고문조작극임을 거듭 부각시키는 동시에 총격요청설을 여론재판식으로 몰아가려는 여권의 공작정치 음모가 드러나고 있다는 점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에 앞서 장석중, 한성기씨 가족도 당사로 찾아와 기자회견을 갖고 증거물 등을 제시하면서 고문에 의한 조작임을 주장했다.

당은 또한 "정국파행은 과거 역대정권에서 온갖 권력과 영예를 누려온 신주류들이 기득권 유지를위해 주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한 뒤"정치를 제대로 아는 합리적인 본류세력들이 제 위치를찾아야 한다"고 강조, 신.구주류간의 갈등도 부추겼다.

동시에 국민회의측을 겨냥, 총격요청설은 야당을 파괴한 뒤 자신들의 의석수를 늘림으로써 내각제 개헌을 막기 위한 조작극이라고 몰아 세움으로써 자민련측의 반발을 유도하기도 했다. 실제로자민련은 민주대연합론 부각 등 현 정국의 흐름이 자칫 내각제를 무산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를갖고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건전한 야당세력론에 대해 "독재권력에 순응하는 사람들만 끌어 모아 관제야당을 만들겠다는 저의"라는 식으로 강력 비난하면서 조세형(趙世衡)총재대행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맞대응전략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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