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날 이웃사랑…이런사람 돕습니다-신부전증 3년째 투병 김태영씨

입력 1998-10-08 14:44:00

갈수록 도지는 신부전증으로 이제는 몸이 부어 걷기 조차 힘든 김태영씨(40·여·사진).하지만 김씨에게도 작은 꿈이 하나 있다. 죽기전 세딸과 함께 한 이불을 덮고 잠을 자는 것. 3년전 찾아온 신부전증으로 식당일을 그만둔 뒤 고아원으로 보내야 했던 세딸.

"이렇게 살다가는 굶어죽겠다 싶어 눈물을 삼키며 아이들을 고아원에 맡겼야 했다"는 김씨는 "곧함께 살수 있다며 아이들과 몇밤을 두고 약속을 했지만 이젠 지킬수 없는 꿈이 된 것 같다"고 고개를 떨궜다.

결혼 생활을 도박과 폭행으로 보내다 5년전 어느날 사라진 남편. 아빠 없이도 아이들을 잘 키울수 있으리라 다짐을 했지만 세상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았다.

2평이 조금 넘는 방에 겨우 몸을 기대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세상에 대한 한탄과 절망들.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며 몸을 짓누르는 고통을 이기며 신장 투석을 견뎌왔지만 이젠 치료조차도 희망 없는 삶의 한 부분으로 느껴질 뿐이다.

"몇천만원이 든다는 신장 이식 수술은 소설속의 이야기로만 생각된다"는 김씨는 "몇달만이라도아이들과 한방에서 오손도손 사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정부로부터 받는 의료 혜택과 한달에 10만원씩 나오는 생활비가 전재산인 김씨는 요즘 마지막 꿈조차 멀어지는 악몽을 꾸고 있다.

취업을 하면 네식구가 한집에 살수 있다며 지난해부터 자신을 위로해오던 여상 3학년인 큰딸의취직이 어려워 진 것. 경제 한파의 그늘이 김씨 가족에게도 어김없이 찾아온 것이다. 밤마다 베갯속을 눈물로 적셔야하는 김씨. 점점 다가서는 죽음의 그림자보다 더 참기 힘든 것은 핏줄의 정을마음껏 느낄수 없다는 것이다.

〈李宰協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