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조선족 생활변천사' 한.중심포지엄

입력 1998-10-07 00:00:00

굴곡과 도전의 역사, 간도 이민 1백50년.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2일까지 중국 연길시에서는 '중국 조선족 생활변천사'를 주제로 다룬 한.중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매일신문과 21C 생활문화 정책연구소, 연변일보와 연변역사연구소 공동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이민 1백50년을 맞은 중국 조선족의 문화적 정체성과 미래를 향한 민족적 동질성 회복을 위한것.

심포지엄은 민족 공동체 붕괴 위기를 맞은 조선족 자치주의 현주소와 한국 사회와의 유사성, 21C동일 가치관 형성을 위한 제언등 5개 분야로 진행됐다.

특히 연변대학 로석연 교수(65.심리학) 등 중국측 발표자들은 급격한 핵가족화와 이혼으로 인한인구 감소, 이에 따른 자치주의 위상 약화와 조선족의 동질성 상실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측 발표자들에 따르면 한때 연변 자치주 인구의 70%를 점하던 조선족이 80년대 후반 밀어닥친개방화 물결과 한국으로의 역이민등으로 인구 비율이 40%로 급격히 떨어졌다는 것.연변일보 장정일(55) 주필은 "조선족에 대해서는 출산 장려금까지 지급하고 있지만 경제적 이유로 대다수가 한명 이상의 자녀를 두지 않고 있다"며 "이 결과 자치주의 기본틀인 연길 대학의 공식 언어가 중국어로 바뀌고 조선족 초,중등 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날로 증가하는타민족과의 결혼과 40%를 넘어선 조선족 이혼율도 민족 공동체 붕괴의 또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성용 교수(영남대 문화인류학과)는 "한족 문화 유입과 개방으로 중국 조선족의 민족 전통성이 상당 부분 소멸됐지만 가족 문화와 '우리'라는 한민족만의 의식등이 아직 강하게 남아있다"고 밝혔다. 조선족 전통 부락에 대한 현지 조사를 펴기도 했던 박교수에 따르면 벼농사를 짓고동일 언어권을 유지하는 한 조선족과 한국과의 연대성을 쉽사리 회복 할수 있다는 것.또 한상철씨(32.21C 생활문화 정책 연구소 연구원)는 한국과 중국 조선족간의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체계적 교류와 간도 이민 기념관 건립등을 주장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김정길 생활문화 정책연구소 원장(53)은 "북한 접촉의 통로나 농촌 총각 결혼만으로 익숙해진 조선족을 민족 구성원의 하나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행사가 한국과 중국 조선족을 묶는소중한 발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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