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요청 이회성씨 개입했나

입력 1998-10-03 00:00:00

지난해 12월 대선직전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 비선조직으로 알려진 오정은(吳靜恩) 전청와대 행정관등이 안기부 수사과정에서 판문점총격요청 계획을 이총재의 동생인 회성(會晟)씨에게사전보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져 일대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5일 안기부로 부터 오씨 등의 신병과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보강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사건 자체가 갖는 엄청난 폭발력을 의식한 때문인지 사건이 표면화된지 이틀째인 2일까지 공식적으로는 보안을 내세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측 인사들을 만나 판문점 총격을 요청한 한성기(韓成基)씨와 접촉한 혐의로 회성씨에 대해 지난달 28일 출금금지 조치를 내린것으로 확인됐다.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 초점은 총격요청사건에 지난해 대선당시 이총재의 선거운동을 막후에서주도한 회성씨가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를 캐는 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씨는 안기부 수사 과정에서 중국으로 가기 직전 회성씨에게 총격전 아이디어를 얘기하자"신중하게 대처하라"며 여비로 5백만원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에 회성씨에 대한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성씨는 그러나 "한씨가 대선 직전 이총재를 돕고 싶다며 몇차례 찾아와 만난적은 있으나 결코총격전 요청 계획에 관한 보고를 받거나 돈을 준 적은 없다"며 한씨의 진술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의 한 관계자는 "안기부가 보내온 수사기록 검토와 한씨등에 대한 조사를 더 해야한다"면서 "당장은 회성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씨의 측근들은 한씨가 안기부 조사에서는 회성씨와 관련된 진술을 했으나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고문을 견디지 못해 허위자백했다며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검찰 관계자는 "한씨의 진술이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 하는등 아직까지는 검증작업이 필요한 상태"라며 "안기부에서 가혹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로는 장씨 등이 북한측에 총격요청을 했다는 분명한 사실외에는 이번 사건의 배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혀 배후 수사가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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