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지변을 다룬 '재난 영화'들이 감동을 자아낸다. '타이타닉'과 같이 인간의 무지와 오만을 다룬 경우도 있지만 '트위스터' '여명' '화산' 등의 '재난 영화'들은 인간적인 감동을 안겨준다. '타워링'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세계 최대 빌딩인 '글래스 타워'의 화재를 통해 이기적인 욕망으로 들끓는 현대사회를 고발한다.
특히 거대한 불길 속에 자신을 던져 재난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는 소방대장의 뜨거운 가슴은 인간애의 불길과도 같다.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 돌보지 않는 의인(義人)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아직도 우리사회가 희망이 있음을 말해준다.
실종된 여중생 3명의 수색작업을 하던 119 구조대원 3명이 1일 대구 제3아양교 부근 금호강에서급류에 휩쓸려 '살신성인'했다는 비보는 우리의 가슴을 적신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과 봉사정신은'나'와 '내 가족'의 안위만 추구하는 세태를 일깨우는 '촛불'이나 '소금'과도 같다.더구나 사고를 당한 소방관들은 어렵게 살면서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라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효자로 소문난 경력 20년의 베테랑 이국희(44) 소방장은 직접 수색작업에 나서다 참변을 당했다. 육군대위 출신인 김현철(28) 소방사는 여섯살바기 아들을 두고 있지만 내년 봄 부인과 결혼식을 올릴 꿈에 부풀어 있었고, 공수부대 중사 출신인 김기범(26)소방사도 내년 봄 5년간 사귄 애인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고 한다.
더욱이 각박한 세태에 IMF 한파까지 가세해 날로 삭막해지는 이즈음 이들의 죽음은 우리를 절망으로부터 구원해준다. 사회는 이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들과 유족에 대해 합당한 예우를 해야 할 것이며, 엄청난 재난을 입은 사람들에게 동포애를 발휘할 때다. 경건한 마음으로 세 의인의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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