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년 시공초월 애틋한 가족사랑

입력 1998-09-30 00:00:00

안동대박물관 '450년만의 외출' 조선복식 특별전으로 세상에 알려진 사부곡(思夫曲), 망제가(亡弟歌)의 주인공 이응태(李應台) 부부와 형 몽태(夢台) 등 안동시 정상동 낙동강변에 살던 고성이씨가족은 우애와 효성, 부부애 등 가족 사랑이 지극한 집안으로 밝혀져 추석을 앞두고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4월 미라로 출토돼 세인의 관심을 모은 일선문씨(一善文氏)의 손자와 손자 며느리인 응태부부는 평소 부친인 이요신(李堯信.참봉)에게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옷을 지어 드렸고 서신을 띄웠던것으로 응태 묘에서 나온 또 다른 11편의 국한문 편지글로 새로이 밝혀졌다.

"일전 너희들이 보낸 바지 저고리를 잘 받았다. 품이 여유로워 여름을 지내기가 너무 좋구나. 머잖아 환란이 또 우려되니 조심 또 조심 하거라. 부(父)" '아버님 편지에 대한 응태의 답장' "아버님 편지를 받고 이내 먹을 갈아 답장을 올립니다. 조부님(이명정.전의감 봉사.일선문씨 남편)께서주신 약으로 하루가 다르게 기운차리고 있습니다. 곧 찾아뵈옵겠습니다"

무오사화로부터 시작해 갑자, 을사사화 등 연속된 환란을 당한 고성 이씨가문. 불안한 세태와 건강을 서로 걱정하며 주고 받은 아버지와 아들이 쓴 11통의 편지는 봉투에 든 그대로 대추나무로만든 참빗과 함께 발견됐다.

고성이씨 귀래정(歸來亭)파 후손들은 잊고 지냈던 4백50여년 전 조상들의 애틋한 가족사랑 이야기를 되새기며 오는 5일 올 추석부터 안동시 풍천면 구담리로 옮긴 응태 등의 새 유택을 찾아 성묘와 제사를 올릴 예정이다.

〈안동.權東純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