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경북동해안 강타

입력 1998-09-30 00:00:00

제9호 태풍 예니의 직접 영향권에 든 포항.경주.영덕.울진 등 경북 동해안 지역에는 30일 최고 1백50㎜이상의 폭우와 함께 초속 12m의 강풍이 불어 일부 저지대가 침수되는 등 많은 피해가 나고 있다.

포항에서는 29일 밤 11시쯤 동해면 청림동 해병부대 북문 맞은편 담장 50여m가 무너지면서 차있던 빗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인근 주택 20여채가 침수됐다. 또 남구 해도.송도동, 대송면 등의 일부 저지대 가옥 1백여채가 침수, 일부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경주에서는 세계문화 엑스포장이 30일 하룻동안 문을 닫고 임시 휴장했으며, 울진에서는 동해안(7번)국도 일부 우회구간이 유실, 10.5t 이상의 대형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이틀째 폭풍주의보와 호우경보가 잇따라 발효되자 동해안의 1백20여개 항.포구에는 4천여척의 각종 선박이 피항 중이고 포항공항의 항공기 이.착륙도 전면 중단됐다.

농촌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라 포항에선 수확 직전의 벼 수백㏊가 쓰러지거나 물에 잠겼으며 울진에서도 이날 오전8시까지 이미 1백36㏊의 벼가 넘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영덕지역에서는 지난주 바람 때문에 14㏊의 벼가 넘어진 병곡면 일대 5백㏊의 농경지가 이번 태풍으로 또 타격을 받아 30일 새벽까지만도 벌써 60~70㏊의 벼가 쓰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은 "태풍 예니가 당초 서해안을 통과해 호남지방에 상륙할 것으로 보였으나 진로를 동쪽으로 틀어 30일 오후 3시쯤 제주도 북동쪽 1백30km 지점을 통과한 뒤 10월 1일 새벽 3시쯤 포항동쪽 60km 지점을 통과, 이후 저기압으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구기상대는 "30일과 10월1일 이틀에 걸쳐 대구.경북지방에는 1백~1백8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시설물 및 농작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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