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역사기 극성

입력 1998-09-29 00:00:00

IMF사태 이후 국내 업체들이 수출주문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을 악용, 바이어들이 유령은행의 신용장으로 상품을 수입해 헐값 처분한뒤 대금결제를 않는 국제 무역사기 사건이 잇따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무역업계와 금융권에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같은 무역사기는 최근들어 지역 업계의 유망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남미 브라질의 직물 바이어와 우루과이의 유령은행이 공모한것으로 알려져 지역 수출업계의 각별한 주의가요구된다.

KOTRA는 최근 브라질에 본거지를 둔 무역사기꾼들이 유령은행이 발급한 신용장을 이용, 국내중소업체로부터 수입한 상품을 헐값에 처분하고 대금결제를 하지않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또 현재까지 확인된 사기사건은 5건에 총 피해액은 미화 2백만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피해업체에는 대구지역 직물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브라질 교포수입상 강익희로 가장한 한 한국인 사기꾼은 지난해 6월 우루과이에 있는 'HKPB'라는 유령은행이 발급한 6개월만기 결제조건부 신용장을 근거로 국내 중견업체인 ㅇ무역으로부터 직물 1백만달러 어치를 수입, 처분한뒤 잠적했다.

이때문에 ㅇ무역은 부도가 났으며 신용장을 근거로 ㅇ무역에 수출어음을 할인해준 ㄷ은행은 인터폴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이 은행이 퇴출됨에 따라 사건해결이 불투명해진 상태다.또 하무시라는 이름의 브라질 수입상은 평소 거래관계가 있던 국내 ㄱ직물로부터 15만달러 상당의 직물을 수입한후 대금을 결제하지 않은채 연락을 끊었는데 확인결과 유령은행을 이용한 동일한 수법의 무역사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KOTRA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15개 시중은행과 무역업계에 'HKPB'나 'SWISS PRIVATEBANKERS'라는 남미계 은행이 발급한 신용장은 위조신용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공문을발송했다.

KOTRA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HKPB 명의의 사기 신용장이 국내에 계속 내도하고 있는 것으로알고있다"며 "무역 사기 행각에 말려들지 않게끔 신용장 개설은행이 은행명부에 포함돼 있는지,소재지와 연락처가 기재돼 있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許容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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