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앞 무더기 세무조사

입력 1998-09-29 00:00:00

기대했던 추석경기마저 실종, 최악의 자금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일선 세무서들이 법인은 물론 개인 사업자까지 광범위하게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고 이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 관련 업체에대한 '표적조사설'까지 나돌아 사업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기업체들은 국세청이 얼마전 70~80%에 가까운 직원들을 이동시킨 후 벌어진 이같은 일련의세무조사가 올해 발생한 세수차질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고 분석하며 혹시 들이닥칠 조사반에대비, 각종 장부를 챙겨 다른 곳에 옮기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한나라당 지구당 간부를 지냈거나 관계를 맺은 바 있는 지역 일부 기업 대표들은 세무서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의 경우 한나라당의 모 중진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업체들이 최근들어 잇따라 세무조사를 받고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 중소기업주는 "경기가 최악의 상황인데 세무조사까지 잇따르니 더욱 힘들다"고 털어놨다.실제로 대구지역에서 ㅎ택시가 부동산 거래와 관련 세무조사를 받고 30여억원을 추징당했다.포항은 포철 협력사인 ㅇ사가 최근 대구지방국세청의 집중감사를 받은데 이어 또다시 포항세무서가 ㄱ.ㅇ 등 10여개 업체에 대해 조사반을 투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경주도 이달 들어 관내 업체에 대한 세무서의 집중조사가 벌어지면서 모병원 등 3개 법인이 1억여원 이상, 10여 개인사업자는 2천만~4천만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것으로 전해졌다.포항 모업체 대표는 "세무서는 정기조사라고 밝히고 있으나 무더기 조사가 진행되면서 언제 대상에 포함될지 몰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서 "추석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아닌데…"라며 불안한 심정을 내비쳤다.

한편 일선 세무서는 직원들이 대거 세무조사에 동원되면서 민원인들이 담당자를 만나지 못해 되돌아오기 일쑤며 직원들 또한 낮에 처리하지 못한 일을 위해 밤늦게까지 근무를 하고있다.〈경주.朴埈賢 포항.崔潤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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