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기자회견 일문일답

입력 1998-09-28 00:00: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8일 오전 청와대에서 경제부처 장관들이 배석한가운데 경제특별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경제운영 기조와 개혁방향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력을 촉구했다.

다음은 김대통령의 일문일답 요지.

-경제전문가들과는 달리 우리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10월부터 금융조정이 끝나 은행들이 우량은행, 이른바 '클린 뱅크'로 전환되면 은행이 제기능을 다해 대출이 순조롭게 되고 자금경색이 완화될 것입니다. 정부는 중소기업을 총력 지원하고,중소기업들도 금년에 쓰러지지 않고 위기를 극복하면 활기를 찾을 것으로 봅니다. 5대기업을 포함한 재벌기업의 구조조정이 연말까지 완료돼 국제경쟁력이 있는 기업만 남고나머지는 정리되면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미국 금리가 인하될 조짐을 보이고있고, 엔화는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입니다.우리 수출여건이 좋아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야간 대치정국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상화할 것이며, 현재의 사정정국은 언제쯤 마무리될것으로 봅니까.

▲부정부패의 만연이 해결되지 않으면 민주주의와 경제회생이 있을 수 없습니다.누가 미워서 사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단코 표적사정이나 야당탄압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국세를 징수하는 조세권을 이용,선거자금을 거두는 것은 놀랍고 엄청난 일입니다.

사정과 국정운영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사정과 관련, 검찰에 대해 공정무사하게, 필요없이희생자를 내서는안된다는 두가지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나머지는 검찰에게 맡겨놓고 있습니다. 검찰도 내가 알기로는 사정을 오래끌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IMF 프로그램을 대폭 수정할 용의는.

▲IMF체제는 우리나라의 불행이기는 하지만 IMF관리가 있었기 때문에 개혁이이만큼 이뤄졌습니다. 5대재벌개혁 과제중 4개를 이루고, 은행 5개를 문닫고, 종합금융사를 30개에서 16개로 줄이고,6∼30위대재벌중 11개를 퇴출하거나 사실상 재벌대열에서 이탈시킨 것 등의 성과를 거뒀습니다.IMF와는 매분기마다 협의하고 있습니다. IMF도 재정적자나 통화량 확대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며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경제정책과 의견차이는 없습니다.

-제2환란이 올 가능성이 없는지, 혹시 있다면 우리의 대비책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제2환란 가능성은 없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약했다면 최근 일본,동남아, 러시아 사태의 영향을 받아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것입니다. 일본 등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환율, 금리, 물가 등이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단기외채비율이 작년말 44.3%에서 지금은 25.3%로 반정도로 낮아졌습니다. 이문제는 중요한 문제니까 재경부 장관이 답변토록 하겠습니다.

(재경부 장관) 금년말까지 우리가 갚아야할 외채는 약 90억달러입니다. 이중 민간이 갚아야 할 자금이 60억달러, 공공부분이 갚아야 할 부분이 30억달러입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1백6억달러가 예상됩니다. 기업들의 거주자외화예금도 70억달러로 확대됐습니다. 내년에는 갚아야 할 외채는원리금을 합해 3백60억달러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나 외국인 투자유치 등으로4백40억달러 조달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순외채는 3백93억달러 수준이며 이는 우리의 경제규모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외채 원리금상환부담률도 금년은 14%에 불과, IMF의 권고수준 20%보다 훨씬 여유가 있습니다. IMF가 우리의 통화량과 재정적자 확대, 내수진작,금리인하 등에 동의한 것은 우리 외환사정이 낙관적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입니다..

홍콩에 이어 한국이 외환투기꾼의 다음 공격대상이란 말이 나오면서 외환거래세 부과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구상과 일본방문시 협조를 구할 생각이있는지요.

▲외환 자유화에 대해 제한해야 한다는 얘기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투기를 막는 최선의길은 경제정책을 견실하고 흔들림없이 추진함으로써 국제신인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일관된 거래를 허용하고 국제신인도를 높이면 외환위기는 그만큼 위험도가 낮아집니다. 그러나 단기자금의급격한 이동으로 인해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추가 경기부양책이 있습니까.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부작용이 실업과 경기침체입니다. 결국최선의 길은 구조조정을 신속하고 착실히 하는 것입니다. 우리경제를 확대시켜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야 수출이 잘 되고 외국인 투자도 많이 유치됩니다.금융구조조정이 끝나면 통화가 신축적으로운영되고 금리도 내려갈 것입니다. 금리가 1% 내려가면 기업은 8조원의 덕을 보게 됩니다. 또 주택경기 부양도 경제활성화에 효력을 줍니다. 지금까지 4조4천9백억원을 풀었으나 다시 10조원을늘려 8조5천억원을 주택경기 부양에 쏟기로 했습니다. 6조원은 자동차, 전자제품 등 내구재 구입자금으로 풀어나갈 계획입니다. 재정적자도 국내총생산(GDP)의 5%인 20조원까지늘리기로 IMF와합의했습니다. 세금도 내구재 특소세를 인하, 신규 주택 구입시 양도세 인하, 재정투자시 세액공제 등의 정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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