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새 지역중진 또 거명

입력 1998-09-24 15:04:00

한나라당은 정치권에 대한 사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여권 고위관계자의 언급을 믿지 않고있다. 하룻밤만 자고나면 사정대상자로 야권의 중심인물이 한 사람씩 거명되는 현실때문이다.이회창(李會昌)총재에 이어 영남권을 대표하는 이기택(李基澤),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가 소환대상으로 떠올랐고 한 발 더 나가 야당의 차세대그룹에게 까지 사정의 칼날이 겨눠지고 있는 현실에 더욱 긴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주목하는 부분은 23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국정운영협의회 직후 구천서(具天書)자민련원내총무의 "청구그룹 비리와 관련, 거명된 의원 외 대구의 한나라당 중진인 ㄱ의원도 소환대상중 한 사람인 것으로 안다"는 발언이다. 구총무는 이날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을 통해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발언내용이 알려지자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야당의 씨를 말리려고 하는 것 같다"는 말로 위기의식의 일단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청구그룹 수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아는데 다시 파헤치는 것도 이상하다"며"지도부뿐 아니라 가능성있는 재목까지 아예 싹을 잘라 야당이 후일을기약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지역에서는 ㄱ의원이 사정대상자로 떠오른 이유를 김전부총재와 마찬가지로 여권의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공략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ㄱ의원은 24일"여권의 언론플레이가 지나친 것 같다"며"이제 ㄱ 또는 K의원이라고 거명되는데 신경쓰지도 않는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한나라당 주변에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미 사정정국이 시작될 때부터 서울의 ㄱ의원과 경남민주계의 중심역 ㄱ의원 등이 사정당국의 내사대상에 포함됐다는 소문이 나 언제 한나라당을 위협하고 들어올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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